간 큰 이은해 조현수, 공개수배 직후 지인 카드로 여행다녔다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와 조현수(30)가 공개수배 이후 여행을 떠났다가 꼬리가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은해

18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일 지인의 승용차를 함께 타고 경기도 외곽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달 30일 검찰이 언론에 얼굴 사진을 제공하고 공개수배를 한 지 불과 4일 뒤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숙박업체를 예약 및 결제했다. 복귀하는 길에는 은신처인 경기 고양시의 오피스텔 인근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인천지검·인천경찰청 합동검거팀은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차적 조회 등을 통해 여행을 함께 다녀온 지인을 찾아내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와 조씨가 고양시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검거팀은 지난 13일쯤부터 이 일대 이면도로와 인근 건물 CCTV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두 사람의 은신처 주변에서 집중적인 탐문을 벌여 포위망을 좁혔다.

그리고 지난 16일 낮 12시 25분쯤 그동안 신뢰 관계를 형성했던 이씨의 아버지로부터 "딸이 자수하려고 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씨 아버지를 통해 조씨가 오피스텔 건물 복도로 나오도록 유도했다. 검거팀은 이씨 아버지와 함께 오피스텔 15층에서 조씨를 만나 체포한 뒤 22층에 있던 이씨도 붙잡았다.

한편 두 사람은 지난 2월부터 2000세대가 넘는 이 오피스텔에서 숨어지냈다. 이들은 주로 배달음식을 시켜먹었고,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전화 연락도 도주 전에 산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