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돈바스 점령 후 키이우 손에 넣지 않겠다는 보장 없어"
러 군, 키이우 인근 도시 미사일 공습…6명 사망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함락 위기에 놓인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거부하고 마지막 저항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약 2500명의 우크라이나 군과 400명 가량의 외국 의용병들이 러시아에 포위된 남부 아조우해 쪽에 있는 아조프탈 제철소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하일 베르시닌 시 경찰국장은 마리우폴 TV에 "아조프탈에는 어린이를 포함한 많은 마리우폴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러시아 군은 전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까지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면 목숨은 건질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전달했지만, 우크라이나 저항군은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러시아에 의한 마리우폴의 함락이 거의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포위된 우크라이나 군과 시민이 구출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가차 없는 파괴로 도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며 "러시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시를 완전히 파괴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침공으로 기존 인구 45만 명 중 약 10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만이 식량, 물, 난방, 전기 없이 포위돼 남아있다. 러시아 군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도시에서 최소 2만1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AP통신은 보도했다.
AP통신은 마리우폴이 함락되면 러시아군이 동부 산업 지역인 돈바스를 장악하기 위한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2014년 탈취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이 육상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마리우폴 집중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부 돈바스 지역마저 함락된다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다른 도시도 함락될 위험성이 커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국 CNN 단독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돈바스를 점령하면서 키이우를 손에 넣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돈바스 전투는 전쟁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부 영토를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혔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약화하려는 목적으로 키이우 인근과 다른 도시에서 공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서는 이날 오전 5발의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으로 현재까지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러시아군이 돈바스 전선 인근 지역인 루한스크주 졸로테 시의 주택을 향한 포격으로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