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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지원 군수용품 '추적불가'…'무기소실' 우려


입력 2022.04.21 00:45 수정 2022.04.20 23:37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무기 이동 확인 사실상 어려워

美, 위험 감수하고 지원

일부 무기 반군 등에 넘어갈 수도

동부 전선서 러군과 교전하는 우크라 병사ⓒ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약 9916억원) 수준의 추가 군사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로 지원한 무기의 행방을 추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미 군사 관련 고위 관계자들과 군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대형탱크, 대공무기, 기타 중무기 등을 추적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3일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 하에 약 8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패키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 바 있다. 패키지에는 Mi-17 헬리콥터 11대와 스위치블레이드 드론 300대, M113 장갑차 200대, 자벨린 대전차 미사일 500개, 곡사포 18대, 레이더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외신들은 미국 정부가 비슷한 규모의 군수물품을 추가지원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원물품으로는 탄약 등 각종 무기가 거론되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에게 추가 군사지원을 제공할 것이고 탄약 지원 외 다른 무기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분쟁 중인 우호국에 보낸 군수지원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CNN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미국이 러시아군의 전력과 상태에 대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정보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현지에 군이나 소식통을 파견하지 않는 데 따른 정보 부족이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현지에 배치된 미군이 없다 보니, 무기 이동 등의 '모니터링'도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앞서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지원 물품이 조달된 후부터 어디로 배치될지는 우크라이나군에 달려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미 정부 고위 관계자와 국방 전문가들은 지원된 무기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군대나 반군 세력 등의 손에 넘어갈 위험이 크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한 국방 소식통은 "우리(미국)가 지원한 무기를 곧 바로 추적할 수는 있겠지만, 아주 짧은 시간일 것"이라며 "무기가 전장의 안개 속에 사라지면 추적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무기를 블랙홀에 빠뜨리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원된 무기 중 소총 등은 소지하기 쉽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 다른 곳으로 흘러 들어가기 쉽다는 지적이다.


앞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20년간 100조원에 가까운 군사 자산을 지원한 바 있지만, 지난해 8월 미군 철수 이후 남겨진 무기들은 현재 아프간 집권 세력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손에 들어갔다.


탈레반은 지난 2월 "미군이 철수하면서 두고 간 81대의 헬리콥터와 항공기 가운데 절반을 수리했다"며 "30만정 이상의 소형무기와 2만6000개의 중화기, 6만1000대의 군용 차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 국방부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는 일부 물자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위험을 감내하고 우크라이나에 수십억 달러의 무기와 장비를 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현재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지 못하는 것을 더 큰 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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