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병역 특혜 의혹, 재검으로 해소
자녀 의대 편입·개인 비위 의혹 여전
尹측, 청문회 지켜보기로 방침 굳혀
청문회 양상 따라 거취 운명 갈릴 듯
‘자녀 특혜’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일단 국회 인사청문회에 임할 기회를 부여받게 될 전망이다. 아들의 병역 특례 의혹이 신체검사 재검을 통해 해소되며 한 숨 돌렸지만, 의대 편입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아들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아 2015에 받았던 4급 판정과 동일한 진단 결과를 받았다.
앞서 정 후보자의 아들은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 복무에 해당하는 2급 판정을 받았다가 정 후보자가 병원장을 지낸 경북대병원에서 추간판탈출증을 진단 받아 공익근무요원 복무에 해당하는 4급 판정을 받아 모종의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날 재검 결과를 통해 아들과 관련한 병역 의혹이 해소되며 정 후보자 입장에서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교육부 감사와 신체검사 재검을 통해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던 만큼, 자녀 의대 편입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감 있게 소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정 후보자 아들의 재검 결과를 전하며 “자녀에 대해 불법적인 특혜나 조작은 물론이고, 도덕적·윤리적으로 어떠한 부당행위를 한 적이 없다. 합리적인 검증을 소망하며, 교육부 조사에서도 직접 조사를 받는 등 협조할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자녀의 의대 편입 과정을 두고 새로운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코로나 국면에서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 및 위장전입을 통해 농지를 매입했다는 개인적 비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낙관은 이르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여러 의혹 중에 한 가지가 소명됐다고 섣불리 면죄부를 주려다 더 큰 역풍에 휩싸일 수 있다”며 “남은 의혹들에 대해서 여전히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평가해야 추후 국민들도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섣부른 지명 철회나 사퇴 권고보다는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까지 판단을 보류하고 지켜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당선인께서 판단하실 것"이라며 “정 후보자가 의혹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초 해당 의혹들을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공세’로 치부하며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던 것과 비교하면 변화된 기류가 감지되지만, 당장 특별한 처분을 내리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무조건 임명하겠다는 것도, 적절한 시점을 봐서 결단을 내리겠다는 것도 아니다. 오늘 병역 의혹이 재검을 통해 해소됐듯이, 향후 정 후보자의 소명과 의혹 해소 과정을 객관적 시각으로 지켜보겠다는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 직접 부정의 팩트 여부를 강조하지 않았나, 결국 그 부분이 핵심이 될 것”이라 바라봤다.
따라서 정치권의 시선은 향후 열릴 정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장으로 향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정 후보자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들을 얼마나 명쾌하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그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란 평가다. 청문회는 내달 3일 개최된다.
정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불법은 없었으나 국민의 눈높이가 도덕과 윤리의 잣대라면, 거기로부터도 떳떳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