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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600만원 일괄지원에서 차등지급 변경에 ‘부글부글’


입력 2022.04.29 14:47 수정 2022.04.29 14:4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인수위,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경안 국회에 제출

소상공인 약 551만곳에 피해지원금 돌아갈 듯

100~600만원 선에서 차등 지급 예상…불만 속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28일 발표된 차기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19 피해 지원 방안을 두고 외식업 종사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손실보상금이나 방역지원금의 규모와 대상을 구체화하지 않은 채 ‘온전한 손실보상’이라는 선언적인 구호만 되풀이했다는 점에서다.


윤석열 당선자의 ‘1호 공약’이 임기 시작 전부터 사실상 파기가 확실시 되면서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구체적인 금액과 방안이 발표되어야만 알 수 있지만, 기존 공약보다는 후퇴가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소상공인‧소기업 551만개사의 피해 규모를 54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즉시 업체별 피해 정도를 고려해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문제는 윤 당선인의 방역지원금 600만 원 공약이 차등 지급 방식으로 변경됐다는 것에 있다. 쉽게 말해 피해가 큰 업체에는 많이, 작은 업체에는 적게 지급하겠다는 뜻이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지급 대상은 늘었지만, 약속한 액수보다는 적은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내용인 손실보상금이나 방역지원금 등 현금지원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인수위는 손실보상률을 현행 90%에서 높이고 보상 하한액도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수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소상공인 단체들과 정치권에선 ‘반쪽 보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소상공인 1곳당 600만원 일괄 지급 등 총 50조원 규모 손실보상을 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공약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손실액만 집계하고 구체적인 보상안은 새 정부와 국회에 넘겼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날 논평을 내고 “인수위의 차등 지급안은 현 정부안 보다 오히려 크게 퇴행된 것으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온전한 손실보상을 기반으로 회복을 꿈꿔오던 소상공인들의 기대가 높은 만큼 윤 당선인의 1호 공약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4개 단체로 이뤄진 ‘코로나19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도 입장문을 통해 “아직 추경이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지원 액수를 발표하지 못한 사정은 이해되지만 애매한 발표 내용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번 대책의 ‘하한액 50만원 상향’, ‘보정률 상향’은 대선시기 이미 여야가 합의했기에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발표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한 것이다”며 “사각지대 해소, 보상금 충당 등에 대한 개선책이 빠졌다. 그야말로 맹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사장이 '거리두기 해제, 인원제한 없음,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쓴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뉴시스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실망감과 당혹감이 터져 나왔다. 100만여명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와 인수위 공식 홈페이지 내 ‘국민이 당선인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이날 발표에 대한 비판 글이 쏟아졌다.


특히 ‘공약 후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지급 방식 변화에 따라 현 정부가 지급한 방역지원금 400만원보다 적은 액수가 지원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차등 적용 피해지원금은 손실보상 대책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고 날을 세웠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방역’에 있어 민심을 크게 잃었던 원인 중 하나로 코로나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 부족이 꼽힌다. 윤석열 당선자는 이런 ‘정권심판론’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집권하고도, 임기 시작 전부터 문 정부의 실기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자영업자 A(40대)씨는 “사실상 윤 당선인의 1호 공약이 정권교체를 이룰수 있는 힘으로 발휘됐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인수위 발표는 공약 폐기와 다를 바 없다. 약속을 지킬수 없다면 전국민을 향해 대국민 사과라도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가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해주겠다고 하는데 도대체 과학적으로 어떻게 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인지 헛웃음이 난다”며 “더 이상 애매하고 어려운 말로 소상공인들을 희망고문하지 말고 약속을 지키길 새 정부에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단체에선 윤 당선인이 공약을 미이행할 경우 집단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4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다음주 중 회장단 회의를 열고 이날 발표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이번 발표안은 그동안 윤 당선인이나 인수위에서 약속했던 내용과 달라 당황스럽다”며 “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길거리로 나가 단체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다음 주 중 회장단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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