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농성 중 국힘 일부 의원 부상
국힘 "진상조사·관련자 처벌 요구"
송언석 "대국민 입법독재 선언" 비난
민주 '회기 쪼개기'에 자정 회의 종료
국민의힘이 30일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강행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온갖 편법과 꼼수로 군사작전하듯 밀어붙인다"고 강력 반발했다. 법안 강행을 반대하기 위해 박병석 국회의장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으로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병원에 실려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국회는 제396회 본회의를 열고 기존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수사권을 '경제·부정부패' 등 2개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안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재직 의원 177명 중 17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오후 4시로 예정된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은 3시 20분께 의원총회를 열고 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70여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권력비리 은폐시도 검수완박 반대한다' '특정세력 비호하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국민독박 재인대박 검수완박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검수완박 입법을 반대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지속되자 박 의장은 오후 4시9분께 본회의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의장실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의장실 바로 앞줄에 앉아있던 여성 의원들이 의장실 직원들에게 밟혀 상처를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의장을 보호하고 나선 의장실 관계자의 발에 밟히면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허은아 의원도 다리를 밟혔고, 황보승희 의원도 발목에 멍이 들어 병원으로 향했다. 국민의힘은 이들 의원들의 상태에 대한 진단서를 받은 뒤 정확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에 오후 4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23분 늦게 시작됐다. 본회의 시작 직전 박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를 단상으로 부르자 여러 의원이 몰려가 서로 삿대질을 하며 고성을 질렀다. 특히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저희가 제발 멈추라고 했는데도 (박 의장이)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고 구둣발로 여성들을 걷어차며 국회의장석으로 올라갔다"며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냐"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인 송언석 의원도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검수완박법 강행처리는 제 식구 감싸기 방탄 입법이며 5년 내내 묵혀둔 권력형 비리를 감추고 대놓고 비호 하겠다는 대국민 입법독재 선언"이라면서 "사법기관 개혁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더라도 온갖 편법과 꼼수로 군사작전 하듯 진행하는 절차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제한하기 위한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도 강하게 비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끝없는 꼼수의 꼼수로 민주당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하고야 말았다"면서 "국민은 우려의 마음으로 관행도 절차도 무시한 독단적 의회 폭거 사태를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합의안을 전면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대응했다.
이어 국회는 오후 4시58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첫 주자로 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필리버스터는 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임시국회 회기를 하루로 결정하는 안건'에 따라 이날 자정에 자동으로 끝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