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은행 직원 횡령 기간에만 11번 검사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본원 전경. ⓒ데일리안

우리은행에서 614억원에 달하는 직원 횡령이 발생한 기간에만 금융감독원이 11번이나 검사에 나서고도 이런 정황을 전혀 적발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은행에 대해 총 11차례의 종합과 부문 검사를 실시했다.

이 기간 횡령 사고를 일으킨 우리은행 직원은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면서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인출해갔다.

금감원은 해당 기간 검사에서 우리은행의 부동산개발금융 심사 소홀로 인한 부실 초래와 금융실명거래 확인 의무 위반 등을 적발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도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 종합감사를 했지만 이번 사안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정은보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검사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공언했다. 정 원장은 지난달 29일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를 마친 뒤 그동안 금감원이 검사나 감독을 통해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을 적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언급했다.

금감원은 횡령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에 나섰다. 금감원이 개편한 검사 체계에 따르면 금융사고와 소비자 보호, 리스크 등 사안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시 검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