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주 서울 지하철·버스 평일 이용객 1007만명 기록…코로나 이전 85.5% 수준 회복
버스 운전사 "마스크 안 쓴 취객, 112에 신고…경찰 오기도 전에 다른 승객 내릴 때 도망가"
전문가 "범칙금 등 법적 측면 보다 개인 건강 측면에서 접근해야"
서울시 "마스크 관련 민원 꾸준히 발생…안내문 부착·음성 안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의 핵심이던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대중교통 이용량도 늘고 있다. 그런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면서 버스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탑승하려는 승객과 버스 운전기사 간 갈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칙금 등 법적 측면을 강조한 제재보다는 개인의 건강 측면을 부각시켜 마스크 착용을 독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과 버스를 합한 대중교통 평일 이용객수는 5월 첫째주 1007만명을 기록해 지난 2020년 2월 넷째주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5월 둘째 주에도 1028만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의 85.5% 수준까지 회복했다. 심야 시내버스 이용객은 서울시가 지난 9일 막차 시간을 연장한 이후 일주일 만에 18.1%나 증가했다.
승객이 늘어나면서 버스 운전기사의 고충도 늘고 있다. 특히, 늦은 시간 버스를 운행하는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취객들이 탑승하려고 해서 자주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광역버스 운전기사 A씨는 "마스크 안 쓴 취객을 112에 신고했는데 바로 경찰이 왔다"며 "경찰이 오면 죄송합니다 하고 바로 내린다"고 전했다. 20년 이상 버스 운전을 한 B씨도 "술을 마시고 안 쓰고 타는 경우가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오기도 전에 다른 승객 내릴 때 도망가버렸다"고 설명했다.
버스 운전기사 김모(59)씨는 "요즘은 시민 의식이 높아져서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탄다"며 "가끔 마스크 안 쓴 승객이 타면 출발을 안 하고 버틴다"고 말했다. 그는 "출발을 안 하면 승객들이 웅성웅성하게 되니까 알아서 마스크를 쓰게 되는 상황이 된다"며 "기사가 직접 말하면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 싸우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개인 건강에 초점을 맞춘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범칙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법보다는 마스크를 안 썼을 때 본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식의 효율적인 홍보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안전벨트를 안 메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안전벨트를 안 매면 사고 발생 시 사망률이 높아진다 등의 홍보를 통해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법적인 관점보다는 윤리적이나 개인의 건강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는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민원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마스크 착용 관련 캠페인은 이미 1~2년 전부터 해오고 있다"며 "방역이 풀려가는 상황에서 새로 캠페인을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마스크 안내문과 음성 안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