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뇌물수수 의혹' 현직 부장판사 구속영장…신병 확보 가능성은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6.03.19 09:34  수정 2026.03.19 09:34

공수처 수사2부, 18일 현직 부장판사 구속영장 청구…10년 만

현금과 아들 돌반지 등 370만원 상당 금품 제공받은 혐의

법조계 "뇌물인지, 통상적 선물인지 잘 살펴봐야…방어권 보장 측면서 영장 기각 가능성"

"항소심서 부당하게 형 깎아준 점 입증된다면 상황 바뀔 수 있어…심각한 부정처사"

법원ⓒ데일리안 DB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역 로펌 변호사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현직 부장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경우 문제가 된 금품이 뇌물인지, 통상적 선물인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항소심에서 부당하게 형을 깎아줬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부연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2부(김수환 부장검사)는 전날 A 부장판사와 B 변호사에 대해 각각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와 뇌물 공여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 부장판사는 전주지법 근무 당시 고교 동문인 지역 로펌의 B 대표변호사로부터 현금과 아들 돌반지, 배우자 향수 등 37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B 변호사 등이 주주로 있는 회사가 소유한 건물을 교습소 용도로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공수처는 A 부장판사가 B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 건을 맡아 항소심에서 형을 깎아줬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부장판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지난 2016년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김수천 전 부장판사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김 전 부장판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2016년 9월 구속기소 돼 2018년 5월 징역 5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데일리안 DB

법조계 전문가들은 A 부장판사가 받는 범죄 혐의가 단순 의혹 수준인지, 구체적으로 입증됐는지 등에 따라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봤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A 부장판사가) 아들 돌반지, 배우자 향수 등 37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게 뇌물인지, 통상적인 선물인지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이런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금품 수수 대가로) 항소심에서 부당하게 형을 깎아줬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면서 "이 경우는 심각한 부정처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김수천 전 부장판사의 경우 전형적 중대 부패 범죄로 본인이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었고, 판사 신분 때문이 아니라 범죄 성격과 증거 등 범죄 정황으로 인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례"라며 "이번 사건에서는 범죄 혐의가 단순 의혹 수준인지, 아니면 구체적으로 입증됐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직 판사는 보통 신분이 안정적이라 도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결국 증거인멸 우려에 따라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큰데, 공수처 사건은 아직 판례가 많이 없고 법원이 좀 더 까다롭게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따라서 이미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다면 구속영장은 기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