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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김포공항 이전' 논란…이준석, 제주서 "무지한 이재명 심판해달라"


입력 2022.05.29 00:10 수정 2022.05.28 21:21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이준석, 예정에 없던 제주 방문 일정

"김포공항 이전? 제주 관광 말살"

"李·宋, 실수 알면서도 밀어붙일 듯"

이재명 측 "구역질 나는 거짓 선동"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관련 공약을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초 예정에 없던 제주도를 방문해 "이재명 후보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이 내세운 '김포공항 이전'은 현실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제주의 관광 산업에 궤멸적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게 요지다.


28일 오후 제주 국제공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이 대표는 "(이 후보가) 산업에 대한 이해나 고려 없이 대한민국 주요 공항 중 하나인 김포공항을 폐쇄하고 기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 이전 마지막 국내선 항공 통계를 봤을 때 3,700만 명의 국내선 여행객 중 51%가 김포-제주 노선 여객이었다"며 "김포공항의 폐항 및 타지 이전은 결국 제주도에 입도하는 관광객의 상당수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포공항은 제주도민이 서울 수도권에 가기 위한 관문"이라며 "수도권을 방문할 때 원주나 청주에서 간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안 된다. 특히 원주공항은 군사공항이어서 (활주로에서 떨어진 버스터미널 같은 곳에서 수속을 하고 이용해야 하는 활용이 어려운 구조"이라고 지적했다.


'김포공항 이전'은 이 후보가 지난 27일 김포공항을 이전해 수도권 서부 일대를 개발하자고 주장한 것에서 비롯됐다.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이 후보와 정책협약을 통해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포공항을 폐항 하더라도 인근 인천공항과 청주공항, 원주공항을 이용하면 된다는 말도 했다.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도 "서부 대개발 구상은 계양과 부평 발전을 획기적으로 촉진할 것"이라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대선 때 폐기했는데"…野 인사들 공약과도 배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반발 움직임이 감지된다. 오영훈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이날 특별담화문을 통해 "'제주 관광 말살'이라는 악의적인 갈등 조장 프레임 씌우기는 없어져야 할 정치적 병폐이자 나쁜 정치 모략"이라며 표면적으로 국민의힘을 비난하면서도 '제주의 미래와 자주권은 제주도민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 제주도당은 "고속철도는 이미 지난 대선 당시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이미 결론 내린 사안을 두고 소모적 논쟁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는 서울-제주 간 KTX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공약을 비판한 것으로, 김포공항 이전과도 연계돼 있다. 우회적으로 '김포공항 이전'을 반대한 대목이다.


민주당 내 인사들의 주요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병관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는 성남 서울공항의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는 공약을 내놨다. 서울 강서을이 지역구인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김포공항을 활성화해 강서구를 경제관문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후보 역시 지난 대선 당시 같은 공약을 내놨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 모두 '김포공항 이전'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 이 후보 측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준석 대표는 김포공항 공약을 '망언'이라며 수도권 서부대개발을 꿈꾸는 국민의 바람을 짓밟았다"며 "'아니면 말고'식 비방이 구역질 난다"고 비난했다. 송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KTX로 제주와 서귀포까지 연결하면 서울역에서 제주까지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며 "흑색선전 말고 역동성으로 꿈틀대는 서울의 미래를 놓고 논쟁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이 후보는 본인의 무지와 무능을 언변으로 덮으려다가 큰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을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말에 많은 국민이 놀라지 않았느냐"며 "본인들도 고민 없이 시작한 담론이고 이미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덮으려 하겠지만 엎질러진 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잘못했다고 생각했을 때 바로잡기보다는 되려 밀어붙이는 본성이 민주당"이라며 "공약을 철회하고 생각이 짧았다는 말 한마디를 못해서 국민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이어나가는 사람에게 지방정치를 맡기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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