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의 구독 이야기 캠페인 참여
글로벌 기업 회사원→전업 스트리머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툥이는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기업을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우연히 게임 '오버워치'에 빠지게 되면서 1년 동안 퇴근 후 게임을 취미로 하던 중, 주변에서 트위치 게임 스트리머 활동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게 됐다. 직장인인데 게임 방송을 병행할 수 있을까라는 3개월간의 고민 끝에 컴퓨터 카메라를 켜기로 결심했다.
"4년 동안 직장인 생활을 하면서 번아웃이 왔었어요. 그런 심리상태와 주변의 권유에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스트리머도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어요. 시청자 한두 명과 함께 게임 후 퇴근을 즐겁게 하다가 어느 순간 열 분이 백분이 되더라고요."
현재는 스트리머를 전업으로 삼고 있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 취미였던 생활을 직업을 삼기까지는 고민이 많았다.
"제 또래를 보면 이미 결혼을 했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많고, 현재 활동하는 스트리머들은 나이가 어린 분들이 많더라고요. 또 대학을 나오고 직장에 다니는 이런 평범하고 순차적인 삶만을 살아왔는데 방송이라는 모험을 하려니 주변에서 반대가 많더라고요.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하셨고요. 얼마 전 제가 방송을 시작 한 지 3주년이 됐어요. 하지만 이 직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건 사실 1년도 안됐어요."
유튜버, BJ라는 단어들은 익숙하지만 트위치 스트리머는 일반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낯설게 느껴진다. 툥이는 게임과 자극적인 콘텐츠를 한다는 편견에 부딪치기도 한다.
" 다만 트위치 안에서 일상을 공유하고 좋은 콘텐츠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스트리머도 많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플랫폼은 너무 훌륭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고정관념이 박혀 있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트위치 스트리머를 시작할 때 고민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툥이는 스트리머로 활동하며 새로운 경험과 기분들을 경험했다.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툥이 스스로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의 특성상 제 자신을 엄청나게 모니터링하게 돼요. 이런 부분이 개선과 자아성찰로 이어지더라고요. 시청자와 대화는 하지만, 제 시선은 모니터 속 제 화면을 보게 되는 점도 그렇고, 만들어진 결과물이 저를 보는 일이기 때문에 '이런 대화를 할걸', '다음에는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추구해야겠다'라는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그렇다고 현재 100% 만족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응원을 받고 있지만 내재된 불안감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한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정말 즐거운 생활이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고 스케줄을 내 마음대로 유동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니까요. 또 많은 분들의 응원과 후원, 서포트를 받으니 인생이 한 번쯤은 이렇게 살아봐도 재미있네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조금 더 길게 보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잖아요. 저는 앞으로 더 성장을 하고 싶은데 이미 자리 잡은 분들이 많은 것도 저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죠. 만약 내가 이 일을 오래 하지 못한다면 추후에 어떤 일을 해야 하나란 불안감도 있고요."
툥이의 시청자들은 외국인들의 비중이 높다. 영어로 원활하게 방송을 진행하기도 하고, 한국 고유문화, 케이팝, 드라마 등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이 그의 채널을 찾는다. 미국에서 10년 동안 살다 온 툥이는 정서적 차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시청자들과 공유하기도 하고, 한국의 문화를 알린다.
"대화를 하다 보면 정말 나라마다 문화를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이 커서 재미있어요. 문화가 달라서 이해시킬 때 조금 힘들긴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저와 시청자 모두가 문화 차이를 배우는 것 같아요. 제가 겨울마다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1인칭 시점으로 스트리밍을 해요. 연탄을 처음 보는 외국인도 있고, 이렇게 정을 나누는 한국의 문화에 흥미를 보이는 외국도 있어요. 도와주다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하고요. 이런 점들이 의미 있는 시너지인 것 같아요."
툥이는 카메라 앞, 뒤의 모습을 분리하지 않는다. 감정 표현도 꾸밈없이 보여주며 진정성을 무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게 자신의 강점이자 단점이라고 밝혔다.
"화를 낼 땐 내고 기분이 안 좋으면 좋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해요. 이런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고요. 하지만 이런 저의 감정들이 시청자들에게 영향이나 투영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해요. 그래도 한국에서 이 직업을 통해 성공해 보겠다는 30대 여자의 무기는 일상을 보여주는 투명함이라고 생각하는 건 변함이 없어요."
자연스럽게 콘텐츠도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것 위주로 설정한다.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도 좋지만 스스로가 재미가 없으면 표정에서 다 드러나기 때문이란다.
"제가 즐기지 못하면 그게 다 표시가 나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다운돼 더라고요. 그래서 방송하기 전엔 '좋아하면서 즐겁게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가장 먼저 한 다음에 시청자분께 보여드려요. 시청자들은 제가 무엇을 하느냐보다 즐기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툥이는 트위치에서 진행하는 '나의 구독 이야기'에 참여해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구독하는 행위 자체가 저에게 관심을 갖고 봐주신다는 것 자체이고 약속 같은 거라 동기부여가 돼요. 제 인생 자체를 응원해 주시는 느낌이 들어요."
최근 툥이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콘텐츠는 가수를 초대한 '라이브&토크쇼'다. 이 같은 방법으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며 스트리머로서 영역을 넓히는 것이 그의 목표다.
"가수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코너인데, 음악이나 이야기 속에서 누군가는 편안함을 느끼거나 배울 수 있겠죠. 또 나아가서 다양한 콘텐츠의 토크쇼나 행사 진행 같은 걸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획했어요. 주변에서 스트리머들이 많은 도전을 하고 있어요. 잘 된 친구들도 있고요. 공중파 프로그램이나 TV 등 다양한 매체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아직 저는 저만의 것이 없는 것 같긴 한데 저의 메인 콘텐츠를 찾아서 많은 분들이 저를 찾도록 성장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