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중단거리 집중' 전략 지속
"기존 경쟁력에 집중해 제2 항공사 될 것"
"내년 하반기 흑자 전환 목표로 한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재도약 준비에 한창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자본잠식의 위기에서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제주항공은 '주종목'인 중단거리 노선 집중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7일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 아이리스홀에서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장 여건과 속도에 달렸지만 내년에는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를 시켜야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제주항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잘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일부 LCC가 장거리 노선 투입을 위해 대형기를 도입하는 상황에서, '원가경쟁력'에 집중한 'LCC다움'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물론 시대는 하이브리드화된 시대지만,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야하는 것"이라며 "특히 항공업은 다른 업종보다 핵심경쟁력이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내녀부터 시작되는 '기단 현대화' 작업도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제주항공은 내년부터 B737-8 기종을 40여대 들여오고, 기존에 사용하던 B737-800은 20년 이상이 된 기체부터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다.
두 기종의 일치율은 85% 이상으로, '단일 기종' 전략을 이어가는 한편 시장 상황에 따라 기체수를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일기종 전략은 탑승률이 정상화할 경우 좌석 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타사 대비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흑자 전환 시기로는 내년을 예상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는 2019년 수준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정상화는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한국 주심의 시장은 회복탄력성이 크다. 내년에 시장이 커지는 속도에 따르지만, 목표는 내년 회복이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화물 사업을 확대하고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여객 사업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는 뜻이다.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기준 항공운송 사업부문의 여객사업 매출 비중은 96%에 달한다.
화물 사업의 경우, 대형항공사(FSC)들의 사업 부문과 경쟁하기보다는 전자상거래 화물 수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여객이 정상화되어 공급이 늘어나도 전자상거래 부문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게 주요 기관의 예측"이라며 현재 1대의 화물기를 운행하고 있는데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79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제주항공 측은 추가적인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도 밝혔다. 김 대표는 "하반기부터 여객 사업이 본격적으로 회복하고 있고, 이달 79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김 대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통합에 따른 통합 LCC 출범에 대해서는 오히려 업계 2위로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사 기종이 다르기 때문에 금방 시너지를 낼지에 의문이 든다"며 "인력, 시스템 등 통합할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고 우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통합 LCC에 장거리 노선 운수권을 준다면 제주항공은 단거리를 더 받을 수 있어 핵심경쟁력은 더욱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나 중국 경쟁 당국은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보다 경쟁 제한성을 더 크게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달을 마지막으로 종료 예정인 고용유지 지원금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항공사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원해달라 요청 중"이라며 "휴직자가 줄어들수록 정부 지원이 줄기 때문에 계속 해달라고 요청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제주항공의 '중단거리 노선 전략'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그는 "LCC가 장거리에 가서 성공한 경우는 없다"며 "전략적 측면에서 봤을 때 LCC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보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흔들림없이 기존에 가진 경쟁력을 충실하게 살려서 대한민국 제 2의 항공사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