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자산 한반도 인근에
잇따라 배치하며 北 '압박'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해 상반기 성과를 되짚는 가운데 핵실험 감행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무리했다고 보고, 도발 감행 시 상응 조치에 나서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징후와 관련해 "시기를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시설과 활동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한미일 국방수장이 머리를 맞대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에 핵실험이 진행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샹그릴라 대화는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한미 및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비계획이 확실히 마련돼있다. 혹시 그(핵실험) 상황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적절한 내용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있다고 말씀드리긴 조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8일(현지시각) 에어포스원 기내 브리핑에서 "우리는 계속되는 핵실험 가능성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는 강력하고 단호하며 분명한 행동 절차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껄끄러워하는 전략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등 각종 전략자산을 괌과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한 바 있다. 핵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 등도 한반도 주변에 자리 잡은 상황이다.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경우, 한반도에 미군 전략자산이 대대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비(雨), 핵실험 일정에 상당히 중요"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선 날씨 변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오전 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 동서센터가 공동 주최한 웨비나에서 "장마, 특히 비가 핵실험 일정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부터 15일까지 계속 비가 올 예정이다. 이후 잠깐 화창한 기간이 있고 17일부터는 장마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 세계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웨더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핵실험장이 위치한 풍계리 일대에는 10일부터 16일까지,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비가 내릴 전망이다.
홍 실장은 "핵실험은 물과 습기에 굉장히 취약하다"며 "계측장비가 습기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쉽게 측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홍 실장에 따르면, 북한의 역대 핵실험 시기는 △가을 3번 △겨울 2번 △봄(5월말) 1번 등으로 6차례 모두 장마기간 및 여름을 피해 감행됐다.
그는 풍계리역에서 핵실험장까지 15~18㎞ 정도의 좁은 비포장도로를 거쳐 가야 한다며 "비가 오면 해당 도로로 계측장비를 옮기기 굉장히 어려워진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실험 임박설이 최근 많이 보도되고 있지만 기술적 부분과 기존 패턴을 본다면 지나치게 경도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