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견병 개에 물리는 공수병, 2005년 이후 국내 발생 없어
공수병 감염시 100% 사망…광견병 위험 동물 예방접종 필요
사망자 95%는 아시아·아프리카서 발생…동남아 여행시 주의
동물에 물리는 교상(咬傷) 환자가 최근 3년간 1102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80%가량은 개에 물린 경우인데, 광견병에 걸린 개에 물리면 발생하는 공수병은 지난 2005년 이후에 국내에서 발생된 사례는 없었다.
11일 질병관리청의 '2021년도 국내 공수병 교상 환자 발생 감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질병청의 '공수병 교상환자 발생 감시 시스템'에 신고된 교상 환자는 2019년 670건, 2020년 302건, 2021년 130건이었다.
연간 교상 환자 신고 건수는 2005년(359건) 이후 증가 추세가 계속됐지만 2020년부터는 줄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외부 활동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신고 접수된 교상 환자는 강원도(63.1%)와 경기도(30.8%)에서 많이 발생했다. 1년중 5월이 15.3%로 가장 많았고 12월이 1%로 가장 적었다. 동물별로는 개에 의한 교상이 80.8%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고양이에 의한 교상(14.6%)이었다. 공수병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알려진 너구리는 0.8%였다.
개에 의한 교상 중 반려견에 의한 것은 76.2%였고 사육견은 15.2%, 유기견은 8.6%였다. 고양이에 의한 교상은 야생묘에 의한 것이 63.2%였고 반려묘에 의한 것이 36.8%였다. 질병청은 공수병 전파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이런 감시 시스템을 2005년부터 가동 중이다.
공수병은 공수병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사람의 질병은 공수병으로, 동물의 질병은 광견병으로 불린다. 공수병은 광견병에 걸린 동물에 물리거나 상처를 통해 동물의 타액 속에 있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면서 감염돼 발생한다.
일단 감염이 되면 100% 사망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따라서 동물에 물리면 신속히 소독하고 해당 동물이 광견병 감염 가능성이 있다면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국내에서 동물의 광견병 발생은 2014년 이후에는 보고된 바 없고, 사람의 공수병은 1999~2004년 6건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2005년 이후 공수병으로 확정돼 보고된 사례는 없다.
전 세계적으로는 사망자의 95%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동남아시아 발생이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동남아시아 지역 11개 국가를 위험도에 따라 청정국가, 고위험·중위험·저위험 유행 국가로 구분하는데, 방글라데시, 인도, 미얀마가 고위험 유행 국가고, 부탄,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가 중위험 유행 국가다.
최근 국내 발생 보고는 없지만, 해외여행과 반려동물 사육 인구의 증가 추세를 보면 한국도 안전하다고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공수병 위험 지역이나 국가를 여행할 때는 야생·유기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교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응급조치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적으로는 위험 지역의 동물과 가축에 대한 광견병 예방접종을 강화하고 너구리 같은 야생 동물에 대한 미끼백신을 충분히 살포해 동물의 광견병 항체 보유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