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투심 악화 확대
단기 패닉장세 경계 불가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 치자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급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코스피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일 대비 27.16p(1.08%) 내린 2477.35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31.55p(1.26%) 하락한 2472.96으로 출발해 오전 한때 2457.39까지 내려갔다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고 있다.
코스피가 2500p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2020년 11월16일 이후 1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시장에 공포심리도 확산하고 있다. 같은 시간 VKOSPI는 전일 대비 1.07p(4.59%) 오른 24.38을 기록하고 있다. VKOSPI는 전날에도 5.01p(27.39%) 올라 이틀 간 33.3%나 급등했다.
VKOSPI는 코스피200의 미래변동성을 측정한 지수로서 시황변동의 위험을 감지하는 투자지표로 이용된다. 통상 하락장에 급등세가 관측되는데, 이날 VKOSPI는 지난 3월1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미국 물가 충격으로 뉴욕증시가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뉴욕증시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검은 월요일'을 보냈다. 지난 13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p(2.79%) 떨어진 3만516.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1.23p(3.88%) 급락한 3749.63으로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530.80p(4.68%) 폭락한 1만809.23에 장을 마쳤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도 급등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VIX는 전일 대비 6.27p(22.59%) 오른 34.02를 기록했다.
VIX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옵션의 향후 30일 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로, 통상 25를 넘으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된다. VIX가 30을 넘어선 건 지난 달 18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 우려가 변동장세의 원인인 만큼 단기적으로 패닉 장세에 대한 경계심이 시장에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 억제를 위한 미 연준의 긴축 가속화가 예상된다"며 "이는 향후 경기침체확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함께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물가에서 경기로 옮겨지는 만큼 이번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뿐만 아니라 소매판매, 기업재고, 주택지표 등 경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지표에 민감한 변동성 확대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