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 고착화…실물경제 전이
종전 되더라도 “고유가 지속” 가능성
수출·내수 부진 악순환 우려 커져
일각선, 경제·산업 구조 재편 진단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뉴시스
한국 실물경제에 ‘S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100달러대의 고유가와 1500원대의 고환율이 실물경제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종전이 이뤄진다고 해도 유가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더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수출, 내수 부진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韓 경제 아킬레스건…나프타·LNG 수급 마비 우려
서울 한 대형 마트에서 고객이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고 있다.ⓒ뉴시스
중동사태로 국내 내수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고, 가공·수출 등에 미칠 충격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한국의 나프타 수입 중 중동 비중이 약 34.4%에 달하고, 나프타 수급 차질은 플라스틱, 섬유, 반도체 세정제 등 후방 산업 전체에도 영향을 주는 까닭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지난 2일 발표한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나프타 수입 중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중동 주요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24년 평균 기준 약 34.4%다.
국가별로는 UAE(11.3%), 오만(5.8%), 카타르(5.5%), 쿠웨이트(4.6%), 이라크(3.3%), 사우디아라비아(2.2%), 바레인(1.7%) 순이다. 이로 인해 나프타 가격은 지난달 25일 기준 전월 대비 약 49% 상승했다.
KIEP는 “보다 근본적으로는 나프타 수급 불안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에틸렌 생산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동사태가 중단된 이후에도 에너지 수급, 공급 확보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사태가 더 확전하거나 지상군 점령으로 석유시설 거점을 공격하게 되면 에너지 수송, 파이프 저장고 등이 피해를 입는다”며 “당장 휴전이 돼도 복구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고개드는 경제위기…소비자물가 자극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뉴시
실물경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압박은 더욱 거세다. 수입 물가가 치솟으며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려 내수 부진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전날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2% 올랐다. 3개월 만에 오름폭이 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미-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도 올해 연평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 1.1%p 증가, 150달러 시 2.9%p 증가 압력이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소비자 심리도 하락했다.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로 전월 대비 5p 급락했다.
기업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1500원대를 넘나들고 있는 고환율에 에너지 수입 비용까지 동반 상승해 원자재 수입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의 악화,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의한 기업 생산 비용 증가, 수입 단가 상승에 따른 교역 조건 악화 등을 유발해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대비한 비상 경영 체제 구축과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 축소를 위한 원자재 구매의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원유의존도를 개선하기 위한 경제·산업 구조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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