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당시 5대 대형사 중 유일 생존
"업계서 가장 유니크한 사업모델"
60번째 생일을 맞은 대신증권이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대신증권은 오는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60년 사진전, 헌혈, 문화강연’ 등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를 통해 회사가 걸어온 60년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을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1962년 삼락증권으로 출발했다. 1975년 고(故) 양재봉 창업자가 인수해 대신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뒤 60년 동안 외환위기(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 자본시장의 온갖 부침을 극복해왔다.
경제사변이라 불릴만한 1997년 IMF사태도 꿋꿋하게 견뎌냈다. 당시 5대 증권사였던 대신, 대우, 동서, 쌍용, LG 중 현재 회사가 없어지거나 경영권이 바뀌지 않은 곳은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100년 넘는 전통을 가진 국내 은행들도 IMF를 겪으며 파산과 피합병의 진통을 겪었다. 독립계 금융투자회사로서 대신증권의 60년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대신증권은 1991년 업계최초로 인수합병(M&A) 주선업무 겸영인가를 얻어냈고 90년대 수많은 인수 주선 딜을 성공시키며 ‘인수 대신’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기업을 공개하려면 대신증권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업공개(IPO)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76년 전산터미널을 도입하고 1979년엔 객장에 전광시세판을 설치했다. 모두 업계 최초 전산화 시도였다. 국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시작인 ‘사이보스’ 시리즈를 히트시키며 누적사이버거래액 1000조원을 최초로 돌파하는 등 온라인 증권거래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IB 인력들이 이탈하고 저가수수료로 무장한 증권사가 등장하면서 주식중개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특히 2000년대 후반 자본시장법 개정을 계기로 증권업계에서 벌어진 자기자본 확대 경쟁에서 밀렸다. 금융지주와 대기업 계열 금융투자회사들이 앞다퉈 자기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증권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신증권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증권은 증권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기관을 인수하고 새롭게 인가를 받아 신규비즈니스에 진출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출발은 저축은행 인수였다. 2011년 8월 중앙부산, 부산2, 도민저축은행의 자산을 자산·부채 인수(P&A) 방식으로 인수했다. 대신저축은행은 출범 10년 만에 총자산 기준 15위권 회사로 성장했다. 대체투자를 하는 대신에프앤아이는 2014년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해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최고급 아파트인 ‘나인원한남’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2019년에는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해 부동산 신탁업을 시작했다. 자산관리회사(AMC)인가를 받고 리츠 시장을 본격 공략하며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높였다. 글로벌투자 확대를 위해 미국 뉴욕, 싱가포르, 일본 동경에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대신금융그룹은 증권과 자산신탁 등 그룹의 시너지를 활용해 하반기 글로벌리츠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10년간 대신증권이 보유한 100% 자회사는 세 배가 늘었다. 이들과 함께 지난 해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8855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대신증권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서울 명동의 대신파이낸스센터의 이름을 ‘대신(Daishin)343’으로 바꾼다. 사옥 주소인 ‘중구 삼일대로 343’에서 착안한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