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지속적인 금리인상 적절”
23일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7원 오른 1299.0원에 출발했다. 이후 장 초 반 1300원을 넘어서며 1300.50원까지 오르는 등 상승폭을 키우다 9시 30분경 1302.8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에 도달한 것은 2009년 7월 14일(고가 기준 1303원)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안전자산인 선호 심리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제럼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앞으로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는 강력한 증거를 찾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물가 상승을 끌어내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몇 달 내에 물가 압박이 완화되는 증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 결정자들이 신속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을 선택한 것으로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04선 초반대를 기록 중이다. 간밤 105선까지 오름폭을 높인 뒤 이날 소폭 내려선 상황이다.
연준은 앞서 지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한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달 0.5~0.75%p 수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장중 역송금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환율 상승을 높이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첫 1300원 빅피겨 진입에 따라 단기 고점을 확인하고자 하는 역내외 롱플레이 유입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재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외환당국이 앞서 외환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상단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