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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 돌파…삼성·SK, 반도체 수요 위축될까 ‘전전긍긍’


입력 2022.06.24 11:52 수정 2022.06.24 11:53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수출 대부분인 특성상 단기적 영향은 미미

경기침체로 IT기업 투자 위축…수요 둔화 우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1300원대를 넘어선 고환율에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수출이 주를 이루는 만큼 당장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는게 중론이지만 고객사들의 구매력 감소 등 불확실성 역시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환율 동향을 주시하고 이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다음 고점으로 1350원이 유력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사실 반도체는 환율 상승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업종 중 하나다.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오는데다 주요 부품 역시 기축통화로 결제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수익을 어느 정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에는 반도체 업체 역시 환율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처럼 고객들의 구매력 저하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진 않겠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를 피할 수 없다. 업계에서도 장기적인 환율 대비책을 수립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폭발적으로 늘었던 반도체 수요는 엔데믹(풍토병화)이 가시화 되면서 다시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가파른 물가상승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쳐, 스마트폰과 PC, 가전 등 IT기기 수요 둔화가 포착되고 있다. 이는 향후 반도체 수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주력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 우려가 높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2분기 대비 각각 3~8%, 0~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게임체인저로 여겨지는 차세대 D램 규격 DDR5로의 전환 역시 늦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나 업계 모두 환율상승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환율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가 주요 고객인 IT기업들의 투자를 위축 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고객사들의 투자 위축은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른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반도체는 기업간 거래(B2B) 산업이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생산성이 나빠질 수 있고 구매처의 구매력 역시 약화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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