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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대환대출 대책마련 ‘분주’…‘카드 빚 폭탄’ 경고등


입력 2022.06.28 15:05 수정 2022.06.28 15:05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5월 대환론 9821억원…작년말比 10%↑

경기악화에 취약차주 부실 가능성 ‘껑충’

금융당국 TF “리볼빙 대응방안 마련해야”

ⓒ픽사베이

연체자를 대상으로 하는 카드 대환대출 잔액이 카드론의 2배를 넘어서며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의 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신호로, 중·저신용자가 주 고객인 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기준 카드 대환론 잔액은 총 9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9489억원) 보다 332억원이 늘었고, 지난해 말(9035억원)보다 약 10% 가량 증가한 규모다.


카드 대환대출은 카드론 연체자를 대상으로 갚아야 할 돈을 다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취약차주를 위한 구제장치로, 연체 위기에 놓인 이용자의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카드 대환대출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9035억원으로 관리되고 있던 대환론은 올해 1월 9292억원으로 늘어난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신용카드 사태 당시 대환론이 13조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안정적이라는 평가지만, 연간 약 10조원의 자금이 카드론을 갚지 못해 빌리는 대환대출이라는 점에서는 안심하긴 이르다.


특히 대환대출 잔액 증가 속도가 카드론 잔액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른 점은 우려를 자아낸다. 지난달 신한·KB국민·삼성·현대·BC·롯데·하나·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7조2415억원으로 지난해 말(35조4888억원)보다 5%가량 늘었다.


8개 카드사 대환대출 잔액 추이.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이같은 결과는 그만큼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대환대출은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고, 신용점수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취약차주들의 부실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결제성 리볼빙도 급증하고 있다. BC카드를 제외한 8개 카드사의 지난달 기준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4870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1448억원에서 5.5% 늘었다. 리볼빙은 카드나 현금서비스 대금을 약정된 결제일에 전액 납부하기 어려울 경우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당장 카드 대금을 전부 내기 어려운 고객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 리스크가 높다.


업계는 특히 상환능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대출을 막기 위해 새로운 대출을 통해 기존의 대출을 상환하는 대출 돌려막기 행위가 많아지고 그 결과 취약차주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 역시 최근 카드업계와 리볼빙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응 방안 마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카드업계에 자체 비상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최근 여전채 금리가 4%를 돌파하며 채권 조달 가격이 증가하자 유동성 관리를 주문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 4.467%를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대환론 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건 그만큼 취약차주도 늘고 있다는 의미”라며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대환대출, 카드론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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