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6월 소비자동향조사’ 발표
금리수준전망지수 149…역대 최고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난달에 이어 또 오르면서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내달 13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이 단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 29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은 3.9%로 집계됐다. 이는 5월(3.3%) 대비 0.6%p 오르며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름폭은 2011년 1월 0.4%p 이후 최고치다.
기대 인플레가 큰 폭으로 뛰며 3%대를 유지했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7월, 2011년 3월 일본 지진, 유럽 재정 위기 등 글로벌 위기 영향을 받았던 시기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 역시 4.0%로 한 달 사이 0.6%p 올랐다. 5월 3.4%를 기록한데 이어 2013년 1월(3.4%) 이래 9년 5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9) 역시 미국 금리 인상 및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고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웃도는데, 지난 4월 141에서 5월 146으로 5p 올랐고, 6월 149을 기록하며 3p 추가로 오르면서 금리 상승 전망 비중은 더 확대됐다.
주택가격전망지수(98)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고,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지급 부담이 늘어나면서 13p 하락했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5월(102.6) 보다 6.2p 떨어지며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성장 둔화, 주요국 금리 인상 및 물가상승 지속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아래며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5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2p), 생활형편전망(-5p), 가계수입전망(-1p), 소비지출전망(-2p), 현재경기판단(-14p), 향후경기전망(-15p) 등 6개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한은은 “기대 인플레 상승은 외부 요인인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의 금리인상 예고 등에 따른 것으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경기둔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관련 지표가 아주 나쁘지 않은 상태로, 물가 등 관련 대책이 체감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