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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4구 회복해야 승리한다"는데…이재명 어쩌나


입력 2022.07.02 01:55 수정 2022.07.02 23:18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박지원 "강남4구에 인구가 207만

모든 대책에 대해서 생각할 때"

홍익표 "강남·서초 40% 회복 못하면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단 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9 대선 선거운동기간 당시였던 지난 2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JM은 강남스타일!' 선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대선·지방선거 패인 분석에 여념이 없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동남4구 회복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호남 표심을 노리고 '서진(西進) 전략'을 펼치듯, 서울의 대표적 민주당 험지 '강남권'에서의 지지율을 회복해야 큰 선거에서 승리를 도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 동남권 4구의 유권자 수는 176만 명에 달한다. 대전(123만 명)이나 광주(121만 명)보다 훨씬 많고, 대구(204만 명)나 충남(180만 명)에 육박하는 숫자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이 지역 공략에 주목한 것은 평가하는 분위기이지만,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지점으로 보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일 "24년만에 최초로 강남에서 민주당 구청장을 했던 정순균 전 구청장과 얘기를 나눠보니 '강남을 봐야 한국이 보인다'는 말을 하더라"며 "'1인 가구가 이렇게 폭증할 줄 몰랐다'지만 강남 역삼 1동은 이미 1인 가구가 92%에 달한다. 이것을 갖고 정책을 잡았더라면 부동산 대책을 더 잘 세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순균 구청장이 '강남을 포기하지 말라'고 민주당에 충고하더라"며 "강남·서초·송파·강동까지 강남4구에 인구가 207만이다. 다시 한 번 모든 대책에 대해서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분석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에 나서는 사례도 보인다. 서울 성동구에서 내리 3선을 한 홍익표 의원은 최근 민주당 지역위원장 공모 과정에서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가 아닌 서울 서초을을 지망해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홍 의원이 민주당의 '험지 중의 험지'인 서초로 스스로 옮기기로 한 것은 동남4구에서 유의미한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큰 선거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익표 의원은 이날 "강남·서초 지역이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고, 우리 사회의 여론주도층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며 "선거를 패배하는 과정에서 보면 강남·서초 지역에서 우리가 40% 정도의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 지역에 계신 우리 당을 지지하는 분들은 '민주당이 이 지역(강남)을 포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많이 받고 있다고 그런다"며 "이 지역에서 우리가 일정한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전체 (선거)판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한 진영으로부터 '험지 회복론'이 나오는 것은 합당한 측면이 있다. 국민의힘도 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 등 전국단위 선거를 4연패한 뒤에야 '서진 전략' '2030 공략' 등의 주장이 분출됐다. 전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씨를 뿌렸으며, 후자는 이준석 대표 체제의 등장으로 꽃을 피웠다.


민주당도 '정치 9단' 박지원 전 원장이 정순균 전 강남구청장의 말을 전하는 형식으로 '동남4구 회복론'을 설파하고, 3선 홍익표 의원이 행동에 나서 스스로 지역구를 서초로 옮기는 모습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어대명' 이재명, 부정적 이미지 각인
동남4구서 文 득표율에 크게 못 미쳐
윤희석 "싫어할 요소 다 갖춰… 대표
되면 '민주당 바뀌지 않겠구나' 생각"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및 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의 동남권 4개 자치구에서 얻은 득표율 추이 ⓒ데일리안

다만 이같은 움직임도 8·28 전당대회의 결과에 따라서는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차기 당대표로 유력한 이재명 의원의 캐릭터나 정책이 공략의 대상인 동남4구의 민심이나 정서와는 상극(相剋)에 가깝기 때문이다.


박지원 전 원장이 칭한 '강남4구', 즉 서울의 동남권 4개 자치구인 서초·강남·송파·강동에서의 역대 대선 득표율,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광역의원 정당득표율을 살펴보면 이 점은 보다 뚜렷해진다.


이재명 의원은 지난 3·9 대선에서 서초에서 32.2%, 강남에서 30.4%, 송파에서 40.2%, 강동에서 44.8%를 득표했다. 이는 3·9 대선과 마찬가지로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졌던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뒀던 서초 41.0%, 강남 39.5%, 송파 47.5%, 강동 49.2%의 득표율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이 의원의 동남4구에서의 득표율은 심지어 5자 대결 구도로 치러졌던 2017년 대선 때의 문 전 대통령 득표율보다도 하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 의원이 동남4구에서 문 전 대통령만큼만 득표력을 발휘했더라면 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방선거 광역의원비례대표 정당득표율을 보면 2018년 민주당은 서초 41.0%, 강남 39.1%, 송파 48.5%, 강동 51.6%를 득표한 반면, 이재명 의원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선 올해 6·1 지방선거에서는 서초 27.8%, 강남 25.7%, 송파 35.7%, 강동 39.6%에 그쳤다.


이처럼 이재명 의원의 동남4구 득표력이 떨어지는 것은 이 의원의 이미지가 이미 이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서 부정적으로 각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동구에서 오래 활동하며 서울 동남4구 민심에 정통한 윤희석 국민의힘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은 "이 지역은 이재명 의원의 '기본 시리즈'에 관심이 없고, 전혀 지역 정서와도 맞지 않다"며 "오히려 이 의원이 스스로 흙수저인 것처럼 얘기를 하면서도 머리를 잘 하고 나오는 것, 옷을 잘 입고 나오는 것에 '저 머리가 얼마짜리라더라'며 관심들을 많이 가지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김부선 스캔들부터 조폭 연루설, 형수 욕설, 친형 정신병원 등은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분들은 작게 보지만 이 지역에서는 그렇게 봐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 이쪽 분들이 싫어할만한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 것"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가 나왔더라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았을텐데 (이재명 의원은) 이 지역의 민주당 지지층조차 등을 돌릴 수도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8·28 전당대회에서 현재의 예상대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움트기 시작했던 민주당의 '동남4구 회복론'은 본격화하기조차 전에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희석 전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이재명 의원에게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동남4구는 더욱 크게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의원이 민주당 대표가 되면 (이 지역에서) 민주당에 좋을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며 "그분이 대선후보에 이어 당대표로까지 간다는 것에 대해 지역 분들이 '민주당은 바뀌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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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꿈 2022.07.02  11:47
     일단 강남 4구 주민들께서는 직접 뽑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해 주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이재명은 자신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대통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야 누구든 나라 살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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