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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4곳 “공급망 여건 하반기에 더 악화”


입력 2022.07.03 11:00 수정 2022.07.03 10:40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전경련 글로벌 공급망 전망과 가제 기업 인식 조사

지난달 21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공급망 여건이 악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매출액 상위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사 공급망 경쟁력에 대한 평가 수준이 낮고 2022년 하반기 공급망 여건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기업들이 자사의 현재 공급망 경쟁력을 진단하여 점수화한다면 100점 만점(경쟁력이 매우 낮다고 평가하는 경우 0점, 매우 높은 경우 100점으로 자체 평가) 기준 평균 58점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유연성(팬데믹, 재해와 같은 돌발상황에 잘 대처함) ▲분산성(특정 국가 또는 업체에 편중되지 않음) ▲신속성(권역별 공급망 현지화로 신속하게 대응함) 등에 대해 56~58점으로 평가했다. 특히 ▲디지털화(공급망의 디지털 전환 및 데이터 통합이 잘 이루어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성(탈탄소 공정과 같은 주요국·업체의 ESG 요구사항 강화에 잘 대응함) 등은 가장 낮게 평가(각 55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피해를 본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특정 지역 봉쇄 등으로 인한 ‘팬데믹 리스크(35.3%)’,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국제정세 불안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30.7%)’, 운송 지연이나 파업 등 ‘물류·운송 리스크(27.5%)’가 주요 요인이었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대책 검토 중(44.0%)’이라는 기업이 가장 많았고 향후 검토 예정인 기업은 35.3%로 나타났다. 반면 14.7%는 검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미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했다는 기업은 6.0%에 그쳤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여건은 상반기 상황과 비교해 비슷(48.0%)하거나 악화(42.7%)할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많았다. 상반기 대비 약간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보는 기업은 9.3%에 그쳤다.


또 하반기 중 공급망 환경이 가장 우려되는 지역으로 ‘생산·수입’ 측면에서는 ▲중국·대만(51.4%)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24.0%) ▲유럽연합(EU)(3.3%) 등을 예상했으다. ‘판매·수출’의 경우 ▲러시아·CIS(31.3%) ▲중국·대만(26.7%) ▲미국(7.3%) 등을 지목했다.


공급망 관련 교수와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은 계속될 것이며, 정부와 민간 차원 모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하반기에도 공급망 혼돈은 지속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안에 종료되더라도 파괴된 공급망이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국의 전략 자원에 대한 무기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범부처적인 통일된 공급망 컨트롤 타워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희귀가스* 가격 폭등,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를 계기로 한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심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쳐 우리 기업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복합적인 공급망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의 다변화와 디지털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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