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원내대표 취임 100일 맞아
'검수완박 단독 합의' 아쉽지만
'인사 소신·정책 의총' 등 호평
'원톱' 체제에 향후 리더십 시험대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당내에선 권 직무대행이 뚝심 있는 협상력을 앞세워 여당 수장으로서 성과를 냈다는 시선과, 일부 협상에서 실수를 했던 점 등을 들어 부족한 면모가 있었단 평가가 엇갈려 나오고 있다.
다만, 이준석 대표의 중징계로 인해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굳히게 된 권 원내대표가 남은 임기 동안 빠르게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국정 운영 지원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향후 리더십이 도전 받게 될 것이란 의견은 일치해서 나타나고 있다. 그런 만큼 향후 원구성 협상, 국정과제 지원 등 과제에 있어 권 원내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국정 운영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권 직무대행은 16일 오전 11시 원내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국회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동안의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 등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지난 4월 8일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총 81표를 획득해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 선출 권 직무대행이 이후 마주한 국회 상황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172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에 협력하지 않는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특히 권 직무대행은 지난 4월 22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주재 아래 실시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서 검찰의 6대 범죄 중 '공직자·선거범죄 삭제'에 합의하며 당내 반발에 부딪히게 됐다. 권 직무대행은 결국 취임 후 처음 사인한 여야 합의안을 철회하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직후 권 직무대행은 특유의 '뚝심' 리더십을 발휘하며 당내 세력 결집을 이뤄냈다. 취임 일성이었던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는 건강한 당·청(대통령실) 관계 조성"에 따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윤종원 국무조정실장 내정 철회 등을 주장하면서 '할 말은 하는 지도부'라는 이미지를 획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또 이어 권 직무대행이 주도하고 있는 각종 의원총회가 국정운영에 지원을 주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권 직무대행은 당정 정책협의와 정책 의원총회 등을 열며 다양한 정책 메시지를 내왔고, 당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당내에선 권 직무대행이 가장 민감한 인사 문제, 당내 문제 등에 대해 대통령실과 원활히 소통하며 여론을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성공적으로 담당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과제가 첩첩산중이란 점이다. 우선 40일 넘게 공회전하고 있는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원구성 협상이 가장 막중한 과제다. 윤 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거대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하며 정부의 국정운영을 조력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후반기 원구성에서 권 직무대행의 협상력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 마감 시한으로 설정한 7·17 제헌절을 목전에 두고도 원구성 협상이 아직 최종 타결되지 못하고 있단 점은 권 직무대행이 하루 빨리 풀어야 할 과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당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점도 차기 과제로 꼽힌다. 이준석 대표의 징계로 직무대행 자리에 오르며 '원톱' 체제를 굳히게 된 데 대한 당내 반발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빠른 내부 분위기 수습이 필요한 시점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 대표 징계와 맞물려 당내 자중지란과 여권 내 권력투쟁 양상이 표면화되면서 여론의 시선이 국민의힘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권 직무대행의 당면 과제다.
이는 최근 동반하락 추세에 접어든 윤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와 당 지지율과도 관련이 있단 분석이다. 이에 여권 내부 문제를 해결해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야 하는 것 역시 권 직무대행에게 주어진 임무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38%, 더불어민주당은 33%의 지지를 얻었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부정 응답이 53%로 긍정 응답(32%)보다 21%p 높게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이 6개월 동안 직무대행체제로 가는 데 대해 당 내부와 대통령실이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위해 권 직무대행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점은 당내 분위기를 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톱 체제가 되면서 지지율과 관련한 비판은 권성동 직무대행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게 사실"이라며 "모두가 만족할 성과만 낸 건 아니지만 권 직무대행이 여소야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지 않았나 하는 평가가 있는 만큼, 당내에서도 알아줄 만큼 강력한 뚝심을 무기로 다른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향후 정국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