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임윤아의 색다른 누아르 ‘빅마우스’ 6회 시청률 10% 돌파
경쟁작 ‘오늘의 웹툰’ 2%대 시청률로 아쉬움 유발
안방 황금 시간대로 자리잡은 '금토드라마', 승기 잡기 위한 경쟁 치열
배우 이종석, 임윤아의 누아르 ‘빅마우스’가 호평 속에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금토드라마를 신설한 MBC가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신뢰를 쌓고 있는 것이다.
탄탄한 장르물을 연이어 선보이며 금토극 편성 효과를 톡톡히 누리던 SBS ‘오늘의 웹툰’과의 정면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안방의 황금시간대로 자리 잡은 금토드라마의 맞대결을 지켜보는 재미도 선사 중이다.
1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3일 방송된 ‘빅마우스’ 6회 시청률은 10.8%를 기록했다. 빅마우스의 정체를 둘러싼 반전들이 거듭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고, 이에 ‘빅마우스’는 연이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두 자릿수 시청률까지 기록했다.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돼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다룬 누아르다.
‘닥터 로이어’에 이어 또 한 번 묵직한 장르물로 시청자들을 겨냥하는 듯 보였지만, ‘빅마우스’는 초반까지만 해도 평범한 부부의 현실적인 면모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빈틈이 많아 아내 고미호(임윤아 분)에게 늘 구박을 받는 박창호(이종석 분)의 짠한 면모는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변호사가 각성해 복수를 한다는 내용 자체는 여느 누아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티격태격 다투다가도, 가끔은 달달한 면모로 진짜 부부 모습을 보여준 박창호, 고미호 부부. 이들의 서사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 돋보였다. 잔혹한 누아르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소개하기 전,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시청자들이 박창호의 여정에 강하게 몰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다. 박창호의 각성이 주는 반전 역시도 초반 구축해둔 현실감이 있었기에 충격이 배가될 수 있었다.
이렇듯 ‘빅마우스’는 거대한 음모가 난무하는 누아르의 매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어딘지 짠한 박창호, 고미호 부부의 현실적 면모를 통해 색다른 결을 만들어낸다. 짜임새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 여기에 색다른 변주까지. 웰메이드 드라마의 매력을 고루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검은 태양’이 MBC의 첫 금토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19금이라는 제약까지 감수하면서 한국형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의 정수를 보여줬던 MBC는 이후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금토드라마 신설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었다.
‘검은 태양’으로는 스케일 큰 액션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보여줬다면,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는 지금의 시청자들 눈높이에 맞춘 세련된 정조 이산-궁녀 덕임의 이야기로 마니아들의 지지를 끌어냈다.
‘내일’과 ‘닥터로이어’ 등 전작들에는 미치지 못하는 반응을 끌어낸 작품들도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장르적 매력이 뚜렷하게 각인된 작품들로, 적어도 해당 작품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죽은 자’를 인도하던 저승사자들이 이제 ‘죽고 싶은 사람들’을 살리는 내용을 담은 ‘내일’로는 저승 오피스 휴먼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으며, ‘닥터로이어’를 통해서는 법정물과 의학물의 절묘한 조화를 시도하는 등 색다른 시도들로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열혈 사제’를 비롯해 ‘원더우먼’, ‘펜트하우스’, ‘악의 마음을 읽는자들’ 등 강렬한 작품으로 금토드라마 시청자들을 꽉 잡고 있던 SBS도 MBC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사례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배우 송혜교가 주연으로 나섰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이어, 김세정의 재기 발랄한 활약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오늘의 웹툰’이 ‘빅마우스’에게 크게 밀리는 모양새다. 현재 2%대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완성도 높은 작품들과 색다른 변주로 신선함을 주는 작품들로 차근차근 신뢰를 쌓고 있는 MBC 금토드라마가, 한때 SBS가 그랬듯 시청자들이 ‘믿고 보는’ 시간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