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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비이자이익 1조 증발…전당포식 영업 '도마'


입력 2022.08.22 06:00 수정 2022.08.19 10:4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상반기 5조2800억…전년比 17.2%↓

이익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 '제동'

은행 이미지.ⓒ연합뉴스

국내 4대 금융그룹의 비(非)이자이익이 1년 새 1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등 금융상품 판매 규제와 주식시장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비이자이익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던 전략에는 제동이 걸린 반면, 이자 마진에 대한 의존은 더욱 커지면서 대형 금융사들의 전당포식 영업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이 거둔 비이자이익은 총 5조2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줄었다. 액수로 따지면 1조958억원 감소했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이 686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3.5% 줄며 조사 대상 금융그룹 중 최소를 나타냈다. 신한금융 역시 1조8415억원으로, KB금융도 1조9693억원으로 각각 7.7%와 25.1%씩 해당 금액이 감소했다. 4대 금융그룹 중에서는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만 7828억원으로 8.5% 증가했다.


4대 금융그룹 비이자이익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비이자이익 실적이 나빠지게 된 배경으로는 우선 정부의 규제가 꼽힌다. 과거 은행들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와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에서 대량의 원금 손실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투자 상품에 대한 전면 점검을 벌였고 본격적인 규제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은행권의 핵심 투자 상품인 특정금전신탁이 그 타깃이 됐다. 특금신탁은 고객이 직접 자산운용 대상을 선택하는 신탁 상품으로, 투자자가 자신의 자산을 맡기고 운용 방법을 지정하면 신탁사는 이를 그대로 따르게 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금융 상품 판매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내놓으면서, 특금신탁의 대표 상품인 파생결합증권신탁과 주가연계신탁 등을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하고 판매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증시 악화도 금융그룹 비이자이익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 됐다. 올해 들어 증시 여건이 악화되면서 증권 부분 실적이 부진의 늪에 빠진 탓이다. 아울러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유가증권 평가 이익과 주식 중개 수수료 등도 축소됐다.


비이자이익과 달리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자이익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18조86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늘었다. 액수로는 3조359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는 시장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등이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이자 마진은 당분간 계속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지난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직후 0%대까지 떨어졌던 한은 기준금리는 단숨에 2.25%까지 올라섰다. 앞서 한은 올해 1월과 4월, 7월에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안에 한은 기준금리가 3%를 찍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비이자이익을 늘려 이익을 다각화하겠다던 금융그룹들의 외침이 힘을 잃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이자 마진이 금융그룹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현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만큼, 이자이익 중심의 전당포식 영업에서 벗어나겠다던 금융권의 청사진도 결과적으로 훼손이 불가피하게 된 모양새"리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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