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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대관식’ 준비작업에 본격 돌입


입력 2022.09.04 05:05 수정 2022.09.02 07:53        데스크 (desk@dailian.co.kr)

中신화통신 “20기 당대회, 10월16일 개최”

시 주석, 3연임 확정해 장기집권 길 열 듯

영수 칭호 받아 毛澤東 반열 오를지도 관심

후춘화·딩쉐샹·천민얼, 상무위원 후보 거론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지을 제20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일이 다음달 16일로 확정됐다. 사진은 2017년 10월 24일 19기 당대회 폐막식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 인민대회장. ⓒ 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공산당중앙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지을 제20기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준비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시진핑 주석의 당중앙 총서기직 3연임은 이미 기정사실화한 만큼 연임여부 자체보다 그의 집권 3기 최고지도부 구성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달 30일 시 총서기가 주재한 회의에서 오는 10월16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20기 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19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7중전회)에 건의하기로 하고 7중전회 날짜를 10월9일로 정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당대회 날짜를 개막 47일 전에 발표한 것은 미·중 갈등 심화, 코로나19 사태 등 국내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차기 지도부 선임 등 당대회 준비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석했다.


2012년 18기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선출된 시 주석은 2017년 19기 당대회에서 유임돼 10년 간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유지했다. 그는 이번 당대회에서 총서기를 3연임해 전임자들의 10년 집권 관례를 깨고 장기집권의 길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5년씩 두 차례 10년간 집권했다. 그러나 중국이 2018년 3월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 3연임 제한규정을 삭제한 데다 19기 당대회에서 ‘격대지정’(隔代之定·최고 지도자가 차차기 지도자를 지정하는 관례) 불문율도 깨버린 까닭에 시 주석이 세 번째 임기를 맞는 것은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베이징 AP 연합뉴스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는 당대표 2300명(20기 기준)이 한자리에 모여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지도부 구성원을 선출하는 공산당의 최대 행사이다. 역대 당대회가 1주일간 열린 관례에 따르면 20기 당대회는 10월 22일 폐막할 것으로 점쳐진다. 20기 당대회 폐막식 날 공개되는 204명(19기 기준)의 중앙위원 명단을 통해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정치국 상무위원(7명)을 포함한 정치국위원(25명) 중 물러날 인원이 결정되며, 그 자리를 채울 후보군 윤곽이 드러난다. 다음 날인 23일 열리는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20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위원을 새로 선출하며, 각 구성원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 직책도 가늠해 볼 수 있다.


20기 당대회에서는 시 주석에게 ‘인민영수’라는 칭호를 부여해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어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인민영수 칭호는 시 주석이 ‘위대한 영수’로 불렸던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반열에 오르고 공식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평생 막후에서 실질적인 최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오래 전부터 그런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시 주석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것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최고 지도부 진용도 지난달 초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린 비밀회의에서 이미 결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당대회에서 마오를 지칭했던 것과 같은 ‘영수’ 칭호를 받을 공산이 크다”며 “그는 정치국 내에서 자신이 근무했던 푸젠(福建)과 저장(浙江)성 측근들의 비율을 늘려 5년 뒤 4번째 임기를 위한 그들의 지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기 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시 주석과 손발을 맞출 차기 지도부 구성에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3월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10년의 임기를 마치고 내년 3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혀, 퇴임할 것이 유력하다. 리 총리는 2012년 시진핑 체제 출범 당시만 하더라도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처럼 ‘강력한 경제 대통령’이 기대됐으나 시 주석의 위세에 눌려 서열 2위의 파워를 잃어버렸다. 더군다나 시 주석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신랄하게 공격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고 거시경제, 금융관련 권한을 시 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에게 넘겨주는 바람에 그는 총리의 고유 영역인 경제부문마저 시 주석에게 빼앗긴 모양새다. 여기에다 정치 수족도 모두 잘려 나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그의 정치적 배경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들은 와해됐고 안방인 국무원 인사마저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가신그룹)들로 채워져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 하고 있는 리커창 총리.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10년의 임기를 마치고 내년 3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 베이징 연합뉴스

하지만 “코로나19와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시 주석의 공언과 달리 올 들어 중국 내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극단적인 방역정책인 ‘칭링팡전’(淸零方針·zero Covid policy)에 따라 상하이(上海)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는 바람에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치자 리 총리가 다시 해결사로 등장했다. 그는 상하이 봉쇄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빠지자 지난 5월 31개 성·시 간부를 비롯해 10만명이 참석한 ‘전국 경제지표 안정 화상회의’를 주재해 “6월까지 모든 조치를 취해 경제회복을 쟁취하라. 경제는 경제만이 아닌 중대한 정치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6월 이후엔 허베이(河北)성과 푸젠(福建)성, 광둥(廣東)성 등을 잇달아 현지시찰해 연일 경제 살리기를 독려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경제가 2020년보다 더 어렵다”는 등 과감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경제안정이 중요해지면서 67세인 리 총리가 ‘칠상팔하’(67세는 유임, 68세 이상은 퇴임) 관례에 따라 최고 지도부에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리 총리가 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부총리·총리를 거쳐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았던 리펑(李鵬)의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도 일부가 물갈이된다. 현재 7명의 상무위원 중 69세인 시 주석과 리잔수(栗戰書·72)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한정(韓正·68) 부총리 등 3명이 퇴임연령에 도달했다. 시 주석은 자리를 지키고 나머지 2명은 칠상팔하’ 관례에 따라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67세 이하인 왕양(汪洋·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왕후닝(王滬 寧·67) 당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趙樂際·65) 당중앙당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 연령 제한에 걸리지 않더라도 지도부 내 물밑 교섭과 줄다리기 과정에서 은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자료: 대만 중국시보 등

이런 까닭에 정치국위원 중에서 누가 상무위원으로 승진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국원 중 유임이 가능한 인물은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와 딩쉐샹(丁薛祥·60) 당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陳民爾·62) 충칭시 당서기, 리창(李强·63) 상하이시 당서기, 리시(李希·66) 광둥성 당서기(66), 리훙중(李鴻忠·66) 톈진(天津·66)시 당서기, 차이치(蔡奇·67) 베이징시 당서기(67), 천취안궈(陳全國·67) 당중앙농촌공작영도소조 부조장 등이다.


이들이 2명의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로서는 후 부총리와 딩 주임, 천 당서기가 앞서고 있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리틀 후진타오’로 불리는 후 부총리는 빈곤구제발전지도소조장을 지내며 시 주석이 공들였던 탈빈곤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 네이멍구(內蒙古), 광둥성 당서기로 지방행정 경험도 풍부한 데다 국무원 부총리로 중앙 행정경험도 쌓았다.


딩 주임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 바로 옆자리를 앉아 주목받았다. 그는 과거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서기를 지낼 때 비서실장 격인 판공청주임으로 일하며 그와 친분을 쌓았다. 천 당서기는 시 주석의 저장성 당서기 시절 인맥으로 불리는 ‘즈장신쥔(之江新軍)’ 대표주자다. 한때 후 부총리와 함께 차세대 지도자로 꼽혔던 쑨정차이(孫政才)가 비리로 낙마하면서 공석이 된 충칭시 당서기직을 꿰차며 그가 시 주석의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글/김규환 전 서울신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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