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으로 보내는 가스 공급을 차단하자 독일과 체코의 일부 주민들이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4일(현지 시각) 독일 쾰른시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 2,000여 명이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쾰른시에 거주하는 러시아계 이주민의 주도로 벌어졌다. 일부 주민은 시위 현장 인근에서 이에 맞서는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러시아계 주민이 주도한 시위지만 지금까지 독일에서는 친러시아 시위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건 최근 가스 요금이 폭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위 주도자 엘레나 콜바스니코바는 "독일은 지금 대혼란에 빠져 있다"라면서 "이번 겨울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라고 물었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남성은 시위에 참가해 "치솟는 가스 요금 때문에 나는 올해 연말까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개통을 허가하지 않은 독일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반면 반대 시위에 참가한 러시아인 이반 벨로우소프는 "많은 러시아인은 푸틴이 파시스트 정권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이유로 감옥에 갇혔다가 석방된 후 러시아를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도 7만여 명의 시위대가 폭등하는 에너지 요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극우 정당과 공산당 등 집단이 주도한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체코가 군사적 중립을 취하고 러시아와 직접 가스 도입 계약을 맺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