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가격 L당 400~500원 상승 전망…1L 최대 3338원
유가공 제품 가격 함께 상승…‘밀크플레이션’ 가능성
낙농업계 “사료값 폭등으로 낙농가 경영 붕괴 상황”
추석 이후 원유가격 인상을 위한 유가공업체와 낙농업계간 협상이 본격화 될 예정이다. 원유 가격 인상에 합의할 경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우유 가격이 L당 400~500원 가량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가격 상승은 버터, 치즈, 생크림 등 유가공 제품과 빵, 아이스크림 등 완제품 가격 상승이 줄줄이 이어질 수 있어, 물가 인상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낙농육우협회(낙농업계), 유업계는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등 낙농제도 개편 필요성에 일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 낙농업계가 정부 개편안을 반대하던 입장을 철회하고, 원유를 용도에 따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해 가격을 달리하는 차등가격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과 원유 가격 결정방식 개선 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다.
이에 1년 넘게 표류하던 낙농제도 개편안 시행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반대로 원유 가격 상승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낙농업계가 개편안 반대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만큼 원유가격 협상에서는 우위를 점하겠다는 태도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낙농업계는 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들고 역대 최고 수준의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원유 가격을 최대치인 L당 58원 인상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우유 흰 우유 1L 제품의 평균 판매 가격은 2758원이다. 통상 소비자가 상승액이 원유 가격 인상분 대비 10배로 책정되는 것을 가정할 때, 흰 우유 제품 소매가는 최대 3338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 뿐아니라 버터, 치즈, 생크림 등 유가공 제품의 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안그래도 역대 최고치를 달리고 있는 물가를 부채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원유 가격은 현행 규정대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만큼, 계속된 사료값 폭등으로 인한 낙농가의 경영 붕괴 상황을 고려해 조속히 (원유가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유업체의 협조를 재차 건의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유가격 인상시 가공제품 인상요인이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정부 차원에서 유가공업체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