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직후 실시 병원 마약 검사에서도 '마약 성분 미검출'…YTN 보도
병원 기록, 모르핀 '네거티브'…우울증약만 양성 반응 보여
전문가 "향불안제 복용시 양성 나올 수 있지만 마약 중독으로 볼 수 없어"
경찰 "간이검사서 혐의 인정 체포, 국과수 정밀 감정 의뢰"…이상보 "절대 마약 안 했다, 강경 대응"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배우 이상보가 마약 투여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체포 직후 실시한 마약 검사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인권침해 논란과 함께 사건조작 의혹으로 비화되고 있다.
15일 YTN 보도에 따르면, 이 씨의 마약 간이시약검사에서 모르핀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체포 당일 병원에서 받은 검사에서는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고, 우울증약에 포함된 향정신성 의약 성분만 양성 반응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기록에는 모르핀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미의 '네거티브'가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검사에서 유일하게 양성 반응이 나온 건 벤조다이아제핀과 삼환계 항우울제다. 벤조다이아제핀은 불안증 치료를 위한 신경안정제에, 삼환계 항우울제는 우울증 치료 약물에 주로 쓰인다. 두 성분은 모두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다.
이번 사건처럼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할 경우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마약 투약으로 단정할 순 없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복용하는 항불안제 같은 경우에 소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서 검출이 나올 수 있지만, 그게 나왔다고 해서 불법 마약 중독자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씨는 검사 당일 병원에서 검사를 마친 뒤 곧바로 유치장에 들어갔고, 체포 당일 검사 결과를 듣지 못하도록 경찰이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 9월 10일 사건 당일, 이 씨에 대한 112 신고가 접수된 후 이 씨의 당시 상태와 간이시약검사 결과 등을 종합했을 때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돼 체포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체포 후 이 씨가 열이 나는 등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병원에 후송해 치료를 받게 했다"며 "당시 담당의사로부터 구체적인 검사 내용과 결과에 대해 설명을 듣거나 통보 받은 사실이 없었고 특히, 이 씨가 담당 의사로부터 검사 결과를 듣지 못하도록 방해한 사실도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현재, 이 씨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증거물 등을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국과수 감정결과와 수사결과 등을 토대로 혐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앞서 이 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절대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날은 오랫동안 복용해 왔던 약으로도 마음을 다스릴 수 없어, 술을 한잔했던 것이 불미스러운 사건의 단초가 됐다”며 “지난 몇 년 동안 가족들을 하나 둘씩 떠나보내면서 약에 더 의존했고, 이제는 안정제가 없이는 우울해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가족들에게 부끄러운 삶은 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약 배우’로 불리는 사람이 됐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10일 약에 취한 듯 보이는 남성이 거리를 뛰어다닌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해 마약 투약 혐의로 이 씨를 체포했다.
이상보는 지난 2006년 KBS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로 데뷔해 ‘루갈’, ‘사생활’, ‘미스 몬테크리스토’ 등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