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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논란’ 안 막나, 못 막나…예능 출연 후 ‘비난’ 받는 출연자들


입력 2022.09.21 13:58 수정 2022.09.21 14:4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미운 우리 새끼’ 김준호, 김지민 향한 과도한 장난으로 비난

이천수·임창정 등 부부 일상 공개했다가 ‘미운털 ’

관찰 예능 속 출연진의 아슬아슬한 행동들이 시청자들의 불쾌감을 유발 중이다. 제작진의 개입, 연출 없이 출연자의 일상을 관찰하는 포맷의 특성상 비난의 화살은 자연스럽게 출연자로 향하게 된다.


때로는 그들의 아슬아슬한 행동이 자극적인 재미를 유발하고, 프로그램을 향한 화제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논란이 불거질만한 에피소드에까지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과연 제작진의 역할일까.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불거진 논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제작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개그맨 김준호가 공개 열애 중인 김지민을 향해 과한 장난을 쳐 비난의 대상이 됐다. 김준호, 김지민이 가수 이상민, 개그맨 허경환과 함께 강원도 동해로 여행을 떠난 가운데, 김준호가 김지민을 바닷속으로 내동댕이쳤던 것. 당시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던 김지민의 속옷이 비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김준호 또한 급하게 옷을 가려주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방송 직후 김준호를 향해 ‘배려가 없다’는 지적들이 이어졌다. 속옷이 비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를 물에 갑자기 빠뜨리는 것은 ‘장난이 도를 지나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물론 김준호는 재미를 위해 한 행동이었겠으나, 이를 지켜보던 출연자들은 오히려 불편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비난의 화살이 김준호에게 돌아가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김준호의 행동으로 만들어진 상황인 것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당황한 김지민의 모습까지 시청자들에게 보여줘야 했는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김지민은 물론 지켜보던 허경환, 이상민까지 “낭만 없이 밀었다”라며 김준호를 지적한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느낄 불편함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는 것. 무엇보다 당혹감을 느꼈을 김지민을 향한 배려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미운 우리 새끼’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서 ‘살림남2’에서는 170만 원짜리 모니터가 깨진 것을 발견한 이천수가 아내를 향해 책임을 추궁하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담겨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진 바 있으며,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임창정이 육아와 일에 시달리는 아내에게 과한 아침 밥상을 요구했다가 시청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다.


이 외에도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가 웹툰 완결 기념 정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현무 외 모든 멤버들이 불참, 이에 기안84 왕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출연자들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관찰하는 포맷의 관찰 예능이지만,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는 사례들이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의 불쾌감을 유발 중인 것. 관찰 예능이 늘어나고, 또 프로그램이 회차를 거듭하면서 자연스러움에서 점차 멀어지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중 일부 프로그램들은 수시로 논란을 유발하면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부 프로그램들이 재미, 화제를 위해 억지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제작진의 의도와는 무관한 논란일 수도 있다. 출연자의 행동, 발언이나 상황을 연출을 통해 꾸미게 되면 관찰 예능의 매력과 재미가 반감될 수 있기에, 출연자의 행동을 가감 없이 담아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면 결국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시청자들이다.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고, 또 논란 이후까지도 함께 감당하면서 출연자를 보호하는 제작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출연자와 시청자들이 그 불편함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는 셈이다.


촬영에 충실한 뒤 논란에 휩싸여 곤혹을 치르는 출연자는 물론, 상식 밖의 내용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까지. 논란을 프로그램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제작진이 자신들의 역할을 다시금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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