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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10대 일반인에도 악마의 편집?…예능 ‘조작 논란’, 왜 계속될까


입력 2022.09.24 08:44 수정 2022.09.24 08:45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조작 논란’ 출연자, 제작진 부인에도 ‘조작’ 거듭 주장

‘특종세상’ 악마의 편집 의혹에도 묵묵부답

최근 예능프로그램 출연자들이 방송 내용 중 일부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편집을 통해 내용을 과장해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갈등을 통해 긴장감을 고조하기 위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주로 논란이 되던 악마의 편집이 교양프로그램, 나아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에도 흔한 방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MBN 예능프로그램 ‘고딩엄빠2’의 출연자가 SNS를 통해 방송 내용 중 일부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리 방송이라지만 너무하네. 작가들이 옆에서 전화해 보라고 계속 요구했다. 편집으로 과장한 건 이해한다. 방송이니까. 하지만 자의로 전화한 것도 아니었다”고 폭로한 것. 해당 출연자가 의부증으로 남편에게 수차례 전화를 거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것이 제작진의 의도적인 연출이었다는 주장이었다.


제작진은 “상호 합의 하에 일정 부분 제작진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출연자들의 행동에 대해 제작진이 별도의 요구를 하거나 디렉팅을 한 적은 없었다”고 조작 의혹을 부인했으나, 이 출연자는 거듭 조작이 있었음을 주장했다.


앞서는 쌍둥이 그룹 량현량하의 량하가 MBN 교양프로그램 ‘특종세상’의 ‘악마의 편집’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었다. 예고편 공개 당시 량현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것에 불만을 표출했던 량하는 방송 이후에도 제작진이 량현에 대한 언급을 유도했고, 이에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방송이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악마의 편집으로 기사 이상하게 나게 만들어서 오히려 싸움을 붙이는 이번 방송 뭐지. 이렇게 어그로를 끄니 방송 전에 저렇게 기사가 많이 나지. 촬영 때랑 말이 달라 서운하구만”이라고 SNS에 적었었다.


이는 예능프로그램의 고질적인 문제기도 하다.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은 극적인 흥미를 위해 경기 스코어를 조작했었다. 경기의 결과까지는 바꾸지 않았으나, 경기가 팽팽하게 이어지는 것처럼 편집을 통해 경기 내용을 뒤바꿨던 것. 혹은 편집을 통해 출연자 간의 갈등을 부각하는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편집 방식 등 심각한 조작부터 교묘한 악마의 편집까지. 유사한 논란들이 잊힐만하면 불거지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방식이 교양프로그램, 나아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에도 흔한 방식이 되고 있다. 특히 ‘고딩엄빠2’는 출연진들의 일상을 포착하며 10대 부모들의 현실을 반영하는 프로그램. ‘리얼리티’에 방점을 찍은 관찰 예능인만큼 시청자들의 배신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제작진의 입장에선 없는 내용을 만들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니 ‘조작’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관찰 예능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완벽하게 리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제작진의 개입을 줄일 수는 있으나, 출연자의 일상을 그대로 담아낼 수는 없다는 것.


다만 그들이 언급한 최소한의 개입이 극적인 전개를 위한 선택처럼 여겨지는 것은 분명 문제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방송의 흥미를 위해 경기를 조작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그들의 진정성을 해치는 요인이 됐었다. ‘고딩엄빠2’의 폭로자를 비롯해 량하 역시도 자신들의 진심, 진정성이 방송에 제대로 담기지 않은 것에 대한 속상함을 표했었다. 여기에 시청자들 역시도 오히려 이러한 방송들이 담아내는 선 넘는 갈등에 거듭 피로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방송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선택한 예능 제작진들의 전개 방식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 지금의 시청자들이 원하는 재미를 선사하지도 못하는 셈이다. 극적인 재미 또는 갈등이 있어야 한다는 구시대적 인식에 사로잡혀 유사한 논란을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자신들의 방식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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