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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도 어려운데...자기 밥그릇 챙기기 바쁜 노조 [백서원의 백미러]


입력 2022.09.26 07:00 수정 2022.09.25 19:5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증권업 노조, 사측에 올해 임금 인상률 9.2% 제시

업황 부진에 실적 반토막...“현실과 동떨어져” 비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

증시 부진 장기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조와 사측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는 게 아니냐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 소속 7개 지부는 최근 사측과 2022년 임금·통일단체협상에 돌입했다. 노조는 산별중앙교섭 실무협상에서 올해 임금을 지난해보다 9.2%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민주노총의 노동소득 분배율 개선치를 반영한 수치다.


올해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은 증권사들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임금을 올릴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식 거래대금이 줄고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은 대부분 반토막 났다. 고금리 기조와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우울한 성적표가 예고됐다. 일부 증권사는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도 노조는 7.8% 인상, 사측은 동결로 교섭이 출발한 뒤 난항을 겪다 지난 5월에 3.3% 인상으로 최종 마무리 됐다.


증권업 노조의 요구를 향한 일반 투자자들의 시각 역시 곱지 않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와중에 현실과 동떨어진 이기적인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게다가 올해 증시 폭락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투자자 원성이 자자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 근무자들만을 위한 무리한 인상 요구는 자기 배만 불리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앞서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를 포함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지난 16일 6년 만에 총 파업에 나섰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서민경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 주장과 파업의 당위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어떤 집단이든 자신들의 이익 찾기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코 앞에 닥친 위기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것은 위험하다. 경제 둔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속 집단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전략은 공멸의 길이 될 수도 있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협상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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