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코로나 정책에 중국 현지 소비심리 위축, 위안화도 약세
실적 악화 불가피…북미 시장 공략, 中 의존도 줄이기 집중
국내 화장품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실외 마스크 착용 전면 해제로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지만, 중국과 면세점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체 매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일본 등으로 눈을 돌리는 등 K뷰티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두 회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 3분기 매출액은 1조318억원, 영업이익은 39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3%, 56.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도 매출액은 3.7% 감소한 1조9352억원, 영업이익은 26.6% 떨어진 2511억원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건 중국 현지 소비 둔화와 면세 채널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며 주요 도시 봉쇄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맞물리면서 중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화장품 소비도 위축됐다.
실제로 증권가에 따르면 7월 중국 화장품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0.7% 성장했지만 8월에는 6.4% 역성장했다.
여기에 위안화 약세로 중국인 따이공(보따리상)들의 구매력도 약화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를 기준으로 하는 면세품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업계의 주요 채널인 중국 현지 로컬 상황과 면세 매출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외 다른 지역으로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미국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하퍼’를 인수해 북미 뷰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타타하퍼와 함께 북미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타타하퍼와의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신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할 예정이다.
또한 생산물류 시설 및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북미, 유럽 비즈니스 확대와 아시아 시장 추가 진입을 위한 재정비 작업도 병행한다는 복안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지난 2019년 더 에이본 컴퍼니를 시작으로 피지오겔, 보인다 등을 인수하며 북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올해에는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 화장품 브랜드 더 크렘샵을 인수하며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크렘샵이 보유한 K뷰티 헤리티지와 현지 마케팅 및 영업 역량을 활용해 미주 사업을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외 시장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제한적”이라며 “중국 온라인 쇼핑 최대 할인 행사인 광군제에다 소비경기 회복까지 더해지면 올 4분기부터 실적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