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법원, 이준석 '가처분' 기각
'가처분 지옥'서 벗어난 국민의힘
전대 내년 초 전망...정진석 앞서 예고
국민의힘 '정진석·주호영' 체제가 안정권에 들어섰다. 6일 법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처분 지옥'에서 벗어난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개정 당헌에 따른 국민의힘의 9월 8일 (정 비대위원장 임명 등) 전국위원회 의결에 대해 실체적 하자나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진석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집권 여당의 지도체제를 안정적으로 확립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튼실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1차 가처분에서 지적된 부분을 보완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며 "정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당헌당규 정비한 것에 대해 법원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이 결정으로 당 지도부가 안정을 되찾은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국민의힘은 '가처분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정진석·주호영 투톱 체제에 당 내홍을 수습할 여건이 마련됐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마무리한 후,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시기는 내년 1월~2월이 유력하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시점에 대해 "당의 전력을 정기국회에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전대를 치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조금 힘들지 않을까, 조금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일정과 관련해선 "비대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이기는 한데 애초에 비대위를 출범하면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말한 시기가 있다"면서 "저는 그 어디쯤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정기국회가 끝나고 전당대회가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당권주자 하마평에는 원내에선 조경태(5선)·김기현·윤상현(4선)·안철수(3선) 의원, 원외에선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등이 올랐다. 정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의원 도전 가능성도 열려 있으며, 전당대회가 내년 3월 이후 개최될 경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도 나온다.
일찌감치 당권도전을 선언한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이날 법원 결정에 곧바로 환영 메시지를 냈다. 김 의원은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법원이 정상적 판단을 내린 것은 다행"이라고 했으며, 안 의원은 "이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분열을 멈추고 모두가 다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전 대표로서 더 이상의 분열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우리 모두는 그동안의 혼란과 국민의 불신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대표가 가처분 결정·윤리위 결과 등과 관련, 법정 투쟁을 계속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법원 결정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기 있는 훌륭한 변호사들과 법리를 가지고 외롭게 그들과 다퉜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