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등 고령층 위주 현금사용↑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한은 본부에서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발족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화폐 수급 동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국내 화폐유통시스템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18일 밝혔다.
협의회는 국내 화폐유통시스템 전반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해 지난 8월 신규로 발족했으며 동 시스템내 핵심 역할(공급자, 중개자, 사용자)을 수행하는 총 22개 기관으로 구성됐다. 화폐유통시스템은 경제주체들이 현금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으로 현금의 공급, 유통 및 보관 사업의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협의회 의장인 김근영 한은 발권국장은 환영사를 통해 “최근 국민들의 비현금지급수단에 대한 선호 경향이 높아지면서 현금사용이 줄어들고 있지만 현금은 금융포용, 개인정보 보호, 가치저장 수단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 일상적인 현금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발권당국인 한은을 비롯한 화폐유통시스템 참가 기관들의 각별한 관심과 대응 노력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서 한은은 코로나19가 화폐 수요 및 사용자, 화폐 공급 및 유통 양 측면 모두에서 화폐유통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금융기관 점포 및 ATM 수의 감소폭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확대되는 가운데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 현금없는 버스 등 현금결제 거부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현금접근성 및 현금사용선택권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령층, 저소득층 등 디지털 지급수단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제약 가능성이 증대됐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현금수송과 정사 물량이 감소하는 등 화폐 취급업무 수행기관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화폐유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한은의 발표 내용에 동의하는 한편 화폐취급업무 수행과정에서의 애로사항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전통시장 등에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현금 사용비중이 높은 데다 통신망 문제 발생 시 비현금지급수단 이용이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할 때 지급결제수단으로서 현금은 여전히 중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또 최근 비현금지급수단 이용 활성화 등으로 주화 수요가 크게 감소했으나 10원화의 경우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공급부족이 나타나지 않도록 충분히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소매·유통업체에서 거스름돈 지급 등의 목적으로 10원화가 필요한 데 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다.
한은은 주화 수급여건 개선, 국민의 현금접근성 및 현금사용선택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으며 협의회 참가 기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앞으로도 협의회는 유관기관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화폐유통시스템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화폐유통시스템 내 개선 필요사항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