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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을 구독하다③] 뉴스레터 발행인 된 방용국 ‧김연교 “오히려 내가 힘과 위로”


입력 2022.10.27 11:09 수정 2022.10.27 11:0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더 많은 아티스트가 뉴스레터 형식으로 소통의 기회 얻었으면 해"


B.A.P 출신 방용국이 아이돌 최초로 유료 뉴스레터 ‘이매진.’(Imagine.)을 지난 7월 오픈했다. '이메일 뉴스레터'는 자신의 이메일로 구독한 콘텐츠를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미 국내외에서 문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유료 뉴스레터가 독립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아이돌의 경우 유료 앱을 통해 일대 다수의 메신저 형식으로 소통하는 서비스가 대부분으로 방용국의 뉴스레터 서비스는 확실히 눈에 띄는 결정이다.


ⓒCONSENT

방용국은 지금까지 와인, 영화, 삶의 건강한 변화, 예술 등의 주제를 두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 등을 뉴스레터에 풀어냈다.


방용국이 뉴스레터를 발행하기로 한 이유는 공백기 동안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 것에서 시작됐다. 방용국은 "평소에 SNS에 제 일상이나 생각을 자주 올리는 편이 아니고, 사진이나 영상보다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저에게 어울리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저의 기존 팬분들뿐만 아니라 뉴스레터라는 방식 자체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저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께도 저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뉴스레터를 진행해오며 확실히 모두가 볼 수 있는 SNS 소통과의 차이점을 몸소 느끼고 있다. 방용국은 "사진이나 영상이 중심이 되는 SNS보다 훨씬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뉴스레터의 가장 큰 매력이다. 또한 불특정 다수가 아닌, 진심으로 저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 하시는 분들만을 위해 발송이 되기 때문에, 저 또한 훨씬 더 오픈된 마음가짐으로 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뉴스레터를 진행할수록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는 점이다. 방용국은 "뉴스레터라는 것이 일방적으로 제 이야기를 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매회 제 뉴스레터를 읽고 구독자분들께서 공식 홈페이지에 피드백을 남겨준다. 제 글을 읽고 팬분들도 본인의 깊은 이야기, 공감하는 바를 저만큼이나 긴 글로 남겨준다.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모티콘과 한두 개 문장의 댓글로는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진정한 소통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뉴스레터에는 겉핥기식의 지식이 아닌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에 대한 정보와 사색, 고백 등이 적혀있다.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일기장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방용국의 '이매진.'을 읽고 있자면 그가 얼마나 공들여 글을 쓰고 사진을 선택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방용국은 "예상했던 것보다 정말로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격주로 발행하는 것이 사실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것 같지만, 글이 완성하고 글로벌 팬분들을 위해 번역도 해야 하고, 편집도 해야 하니 시간이 늘 빠듯한 느낌이다"라며 "주제 면에서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와 관심사, 추천 분야에 있어 균형을 맞추려고 하고 있다. 최대한 제가 좋아하는 관심 분야,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함께 공유하려 하고, 더불어 개인적인 근황을 궁금해하는 팬분들을 위해 소소한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후로, 어딜 가서 무얼 보든, 다음 뉴스레터 주제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사실 저는 사진을 찍혀만 봤지, 제가 직접 사진 찍는 경우는 많이 없었는데, 뉴스레터를 위해 사진도 엄청 열심히 찍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뉴스레터 덕분에 일상에 좀 더 적극적이게 된 것 같기도 하다"라며 자신에게 온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방용국의 '이매진.'은 격주에 한 번씩 발행되며 월 구독료는 4600원이다. 방용국은 뉴스레터를 유료 발행 기획부터 많은 걱정과 고민이 있었지만, 자신과 팬들에게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유료를 결정했다. 그는 "무료로 하면 좀 더 많은 분께 제 이야기가 닿을 수 있겠지만, 역시 불특정 다수보다는 정말 제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를 전하는 게 더 가치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가격에 관해서는 우선 다른 큰 매체에서 운영하는 팬 소통 앱의 요금을 참고한 점도 없지 않아 있고, 또 한 달에 커피 한 잔 값 정도로 제 이야기를 부담 없이 들어주시길 바라는 소망도 담아 책정한 금액"이라고 책정 이유를 밝혔다.


방용국은 뉴스레터를 통해 구독자 및 팬들과 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걸 확신했다. 방용국은 "아직까지는 저와 비슷한 길을 걸어온 뮤지션 분들이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것은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앞으로 더 많은 아티스트가 SNS 상의 짧은 글이나 사진이 아닌, 이런 뉴스레터 형식을 통해 깊은 이야기를 전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얻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현재 '이매진.'은 올해 말까지 운영하는 시즌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방용국은 가능하다면 시즌 2, 3까지 계속해서 '이매진.'을 발행하고 싶다. 그는 "뉴스레터를 통해 더 폭넓은 주제와 더 의미 있는 이야기를 담아서 더 많은 분께 제 이야기가 닿도록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본인제공

배우 김연교도 자신이 쓴 에세이에 '소화 모음집'이라는 이름을 붙여 한 달 8000원에 네 편을 구독자들에게 이메일로 배달한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소화 모음집은 김연교가 책임감으로 버틸 수 있는 날들이었다.


김연교가 유료로 글 구독 서비스를 하게 된 이유는 적은 사람이더라도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었던 마음에서다. 여기에 책보다 품이 덜 들고, 접근이 쉽다는 이유도 작동했다.


김연교는 "저는 내밀한 감정을 공개적인 공간에 나누는 것이 여전히 부끄럽고 불편하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내 마음을 읽기를 내가 원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보내는 메일은 보통 나의 깊숙한 곳을 꺼내 쓴 것들인데, 구독이라는 것은 구독자가 내 글을 원한다, 나의 내밀한 부분을 원한다로 받아들여져서 내가 무언가를 나누는 데에 조금 더 벽이 없는 것 같다"라며 "내가 더 진실되게 나눈다는 점, 그리고 그게 구독자분들 중 일부에게 진실로 가닿는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피드백의 농도도 짙다. 더 진실한 대화가 가능하다. 그게 다른 것 같다"라고 SNS와 유료 구독 서비스와의 차이점을 밝혔다.


가끔 자신이 보낸 글에 답장을 받기도 한다. 김연교는 "출근길에 이 글을 읽으며 힘을 받았다는 분도 계셨고, 구절 하나가 마음을 울린다며 곱씹는다는 메일도 받았다. 한 달간 구독 서비스를 안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안부를 물어주는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였는데, 글로 이렇게 안부를 궁금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감사했다"라며 "다음 달 구독을 다시 하는 데에 힘이 되었다. 또 글을 받아보던 친구가 메일로 ‘힘내 사랑해‘라고 답장을 보낸 적이 있는데, 친구이니 카톡을 할 법도 한데 그렇게 메일로 답장을 받으니, 왠지 정말 더 응원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라고 기억에 남는 피드백을 전했다.


가격 책정 기준에 대해서는 "한 메일당 천 원으로 잡았다. 타인의 글 구독 서비스를 받아봤었는데 글의 길이와 편수로 나름 비교 분석을 해봤다. 저렴한 가격이라고 결코 생각을 안 한다. 그래서 나의 진심을 더 나누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소화 모음집 10월호 | 나의 몽골이야기 1 'my lovely shooting star'

글 구독 서비스를 통해 얻은 경험은 자신이 받는 구독료와는 비교할 수 없다. 김연교는 "처음엔 이걸 모아 다시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진 않다. 정말로 글을 쓰며 회복된 순간이 많았다. 매번 돌아올 곳이 생기는 기분이 든다. 지난 6월이 진짜 힘들었는데 그때 내가 아주 나락으로 빠지지 않게끔 지켜줬다. 이건 돈을 받고 보내는 것이라, 나름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다잡고 어떻게든 썼다"라며 "이 대화의 창구가 오래오래 지속될 힘을 얻고 싶다. 그러려면 내 몸과 마음의 건강이 필수인 거 같다.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도록, 넓은 의미에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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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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