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데이터센터 설계 및 구축 운영 관련 각종 의혹 난타전
데이터센터 용지 문제 관련해선 "문제없다"
적극 해명하면서도 "그럼에도 다시 한번 죄송"
박성하 SK㈜ C&C 사장이 '카카오 먹통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판교 데이터센터 설계 문제와 관련해 "제반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향후 더욱 개선할 수 있게 설계 재배치도 고려할 것"이라고 재차 고개 숙였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성하 사장은 여야 의원들로부터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원인에 대한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박 사장은 화재의 원인을 두고 "배터리 실에서 화재가 난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배터리 이슈로 생각하고 있다"며 "조사 당국이 배터리와 관련 설비를 다 가져가서 정확한 사안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데이터센터 UPS(무정전전원장치)용으로 배치된 예비용 배터리에서 발생한 스파크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전원인 UPS에서 화재가 나는 것이 비상식적'이라는 일부 지적에 박성하 사장은 "UPS 용 배터리도 어느정도 충전이 돼있어야한다"며 "비상활동 가동을 위해서 어느 정도 충전이 돼있고 전원이 연결돼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던 데이터센터 지하3층 전기실 상부에 서버 전력공급을 위한 케이블이 설치됐다는 점을 두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카카오 주요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는 케이블이 화재 지점 천장을 바로 지나가도록 만들었고, UPS 이중화 미비 등으로 위험성을 높였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박 사장은 "그 부분에 대한 문제 의식이 이전엔 없었다"면서 "다만 전력 배선을 이중화한 것은 맞다. UPS는 복수로 두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SK C&C가 지난 2014년 판교 땅 약 2만3000평을 '연구지원용지'가 아닌 '일반연구용지'로 저렴하게 분양받아 데이터센터 용도로 활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애초에 구입 시점부터 데이터센터용으로 구입 및 설계했다는 C&C측 주장에 배치되는 지적이다.
이에 박 사장은 "2~3층 데이터센터를 일반연구용지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경기도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2018년 건축법 시행령 이전에는 현존 모든 데이터센터들이 일반용으로 허가를 받았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부동산 임대와 다른 개념"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다만 박 사장은 "데이터센터 설계 구축 운영에 있어 제반 법규를 준수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선방향을 세움에 있어 설비 공간의 재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상에 대해선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 협의에 임할 것이고 SK그룹과도 협의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