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유출 피해를 호소하는 페루 원주민들이 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관광객 100여 명을 억류했다가 풀어줬다.
페루 매체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북부 로레토주 아마존 분지 지역에 거주하는 쿠니니코 부족민이 전날 오전 보트를 탄 100여 명의 관광객을 자신들의 마을로 끌고 간 뒤 억류했다.
억류된 관광객 중에는 페루 현지인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브라질 등 국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관광객을 억류한 건 정부가 마라뇽 강 원유 유출 사태를 해결하는 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쿠니니코 원주민들이 사는 마라뇽 강 인근에는 페루 국영석유회사 페트로페루의 노르페루아노 송유관이 지난다.
그런데 지난 9월 송유관이 파손되며 원유 약 2,500t이 마라뇽 강에 유출됐다. 이 때문에 쿠니니코 마을 일대는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페루 정부는 9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방제 작업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이 SNS를 통해 억류 사실이 알려진 후 페루 정부는 원주민과 협상에 나섰다.
원주민들은 정부의 조사단 파견 노력 등의 제안을 받아들여 억류 28시간여 만에 관광객을 풀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