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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파생상품 성적 '일취월장'…리스크 대응 '반대급부'


입력 2022.11.15 06:00 수정 2022.11.15 12:45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관련 손익 1년 새 3배↑

리스크 분산 강화 '주효'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전경.ⓒ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파생금융상품에서 거둔 실적이 1년 새 세 배 넘게 불어나면서 단숨에 국내 5대 은행 중 선두를 꿰찬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어떤 은행보다 활발히 파생상품 투자에 나선 행보가 주효한 모습이다.


특히 이 같은 파생상품 운용이 대부분 위험 분산을 위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리스크 대응에 나선 반대급부가 그 만큼 컸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파생상품 관련 이익에서 손실을 뺀 순익은 총 1조1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1%(4350억원) 늘었다.


은행별 흐름은 다소 엇갈렸다.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건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의 파생상품 손익은 404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2.1% 급증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해당 금액도 3519억원으로 554.1%나 늘며 국민은행의 뒤를 쫓았다.


반면 하나은행의 파생상품 손익은 2360억원으로 32.2% 줄었다. 신한은행 역시 1084억원으로, 농협은행도 22억원으로 각각 0.9%와 82.5%씩 파생상품 손익이 감소했다.


5대 은행 파생상품 손익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파생상품에서의 실적이 확대됐다는 건 그 만큼 금융시장의 불안에 잘 대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사의 파생상품 자산은 직접적인 이익을 노리는 상품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헤지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도 핵심은 헤지 수요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져 있는 현실 상 파생상품 운용 성과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금리에 따른 리스크와, 이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각종 금융 변수에 대비하기 위한 금융사의 가장 중요한 안전판이 파생상품 헤지여서다.


실제로 조사 대상 은행 중 파생상품 운용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국민은행은 누구보다 관련 자산을 많이 늘렸다. 금융 불안에 대비해 헤지 규모를 확대한 결정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파생상품 자산은 8조89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1.2% 늘었다. 5대 은행 모두 같은 기간 해당 액수가 늘긴 했지만 200%가 넘는 증가율을 나타낸 건 국민은행뿐이었다. 이들의 전체 파생상품 자산이 36조2317억원으로 174.1% 늘어난 것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높은 증가세다.


파생상품을 통한 헤지 수요는 앞으로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 예상을 뛰어 넘는 미국의 고강도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한파가 심화하면서 헤지 강화의 필요성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4월부터 지난 달까지 사상 처음으로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00%대로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또 다시 빅스텝을 가져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이번 달까지 네 번 연속 단행하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어려운 환경인만큼, 은행 등 금융사의 자산운용에서 파생상품 헤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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