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69억원의 대형 계약은 사실상 실패로 귀결
FA 신청 대신 잔류로 가닥, 팀 샐러리 캡도 감소 전망
SSG 랜더스의 포수 이재원(34)이 FA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는 대신 권리를 포기, 팀 잔류를 선택할 전망이다.
이재원은 이번 FA 시장에서 SSG 선수로는 오태곤, 이태양과 함께 자유계약 자격을 얻은 3명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재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포기, 구단과 재계약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사실 이재원의 FA 자격 신청 포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이재원은 지난 2018년 우승 직후 원소속팀에 잔류하며 4년간 69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으나 이후 급격한 부진에 시달리며 실패한 계약이라는 혹평에 시달려왔다.
그래도 일각에서는 포수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팀들이 상당해 이재원 역시 이번 FA 시장서 러브콜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이재원의 선택은 당장의 돈보다는 자신이 나고 자란 인천에 잔류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이재원은 SSG 랜더스 내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정통 성골 선수로 분류된다. 숭의초부터 시작해 상인천중, 인천고를 거쳤고 2006년 1차 지명을 통해 프로에 입단, 팀의 모든 우승을 지켜본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이재원이 FA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SSG 역시 포수 자원 확보 및 샐러리캡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일단 SSG는 올 시즌 가동했던 이재원-김민식, 2명의 포수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우승팀 안방치고는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나 향후 FA 영입 또는 트레이드 등의 기회가 열려있기 때문에 내년 시즌 전력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샐러리캡이다. 올 시즌 10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이재원은 큰 폭의 연봉 삭감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SSG는 내년 시즌부터 적용될 샐러리캡 상한 액수인 114억 2638만원 이내에서 선수단 연봉을 맞춰야 한다. 올 시즌 SSG의 팀 연봉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248억 7512만원이었고 무려 134억원을 줄여야만 하는 큰 숙제를 떠안았다.
물론 SSG는 장기 계약을 맺은 선수들에게 올 시즌 과도한 연봉을 책정해 샐러리캡을 피하려는 의지가 분명했다. 김광현과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 등은 내년 시즌 연봉이 줄어 팀 연봉 역시 약 98억원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이재원 역시 큰 폭의 연봉 삭감을 받아들이면서 와신상담할 필요가 있다. 클래스가 분명히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내년 시즌 반등을 이뤄낸다면 FA 재자격을 통해 다시 한 번 대박 계약도 노려볼 수 있다. 그것이 팀에도, 선수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