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현 위기근원은 공급망…科技협력 제한 철폐해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해 연설을 듣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공급망 안정화를 강조하며 미국에 견제구를 던졌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산 원유 등을 제재하고,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 등의 움직임을 견제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현재 위기의 근원은 생산과 수요의 문제가 아니다"며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 국제협력이 방해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량과 에너지 문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며 "독자 제재를 철회하고, 관련 과학 기술 협력에 대한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배타적 소그룹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G20은 단결과 협력의 초심을 견지하고,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강조함으로써 개도국 그룹 리더로서의 입지를 부각시켰다. 시 주석은 "G20은 개도국에 생산·수매·저장·자금·기술 등에서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중국은 G20에서 국제식량안보협력구상을 제시하고 각 당사국과의 협력 심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밀했다.

시 주석은 이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이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을 억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선진국들은 통화정책 조정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부채를 안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대면외교 활동을 장기간 중단했던 시 주석은 지난달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3연임을 확정지은 뒤 이번 G20 참석 및 연설을 통해 글로벌 다자외교 무대에 본격 복귀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