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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尹대통령 외교 측면지원…이재용, 한국서 민간외교


입력 2022.11.16 12:28 수정 2022.11.16 21:1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현대차그룹, G20 의전차 제공‧AAM MOU 체결로 윤 대통령 체면 세워줘

이재용 회장, 한국 방문하는 국빈 반드시 찾는 '필수코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BNDCC)에서 열린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활발한 민간외교로 윤석열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일정을 뒷받침했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잇달아 한국을 방한하는 해외 정상들과 민간외교를 펼치며 산업 선진국의 위상을 높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BNDCC)에서 열린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우했다.


윤 대통령은 정 회장을 반갑게 맞으며 G20 발리 정상회의 공식 의전 차량인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에 대해 묻는 등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정의선 회장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현지에서 한국산 전기차를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은 윤 대통령의 어깨를 한껏 치켜세워줄 만한 상황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87대, G80 전동화 모델 롱휠베이스(LWB) 44대, 현대차 아이오닉 5 262대 등 총 393대의 전기차를 지원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G80 전동화 모델이 G20 발리 정상회의 공식 VIP 차량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각국 정상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이 더 편하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롱휠베이스(LWB)를 특별 제작해 지원했다.


현대차그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발리에서 열린 경제단체 및 기업간 글로벌 협의체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 기간 중 인도네시아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인 신수도 인프라 구축사업에도 참여키로 하며 국격을 한껏 높였다.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AAM 생태계 구축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수도 이전에 발맞춰 신수도의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 실현을 위한 AAM 선제 도입을 주도하게 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해외 방문시 우리 기업인들이 현지에서 투자나 기술제휴 등으로 국격을 높여줄 경우 대통령의 현지 일정에도 힘이 실린다”면서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두각을 보인 기업은 의전차량을 제공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국책사업 참여를 선언한 현대차그룹”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15일 저녁 귀국길에 오른 윤 대통령은 곧바로 한국에서 각국 정상들을 맞는다. 한국에서 윤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줄 기업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17일 방한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도 함께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탈석유 경제와 더불어 ICT와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선도기술 투자를 기조로 하는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지난 9월엔 총리로 임명돼 정부 지도자로서의 입지가 더욱 커졌다.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한 주 목적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처 발굴 및 관련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협업인 것으로 알려져 이재용 회장 등과의 회동에서 중요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방한하는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삼성과 뤼터 총리 측은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중 뤼터 총리를 만나 반도체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뤼터 총리는 차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역시 삼성을 찾는다. 그는 18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17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을 만날 예정이다.


다만, 산체스 총리와 이재용 회장과의 면담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날 이 회장의 삼성물산 합병의혹 공판이 있어 산체스 총리의 방문 일정에 맞추기 힘든 상황이다.


설령 둘의 만남이 성사되지 못하더라도 산체스 총리에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위용을 과시하는 것만으로도 윤 대통령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는 충분할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 한국을 방문하는 국빈들이 이재용 회장을 만나는 건 필수 코스가 됐다”면서 “세계적인 기업을 이끄는 기업인들의 민간외교는 정부의 공식 외교채널 못지않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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