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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금난 속 실적 악화까지…유동성 위기 장기화 우려


입력 2022.11.17 08:00 수정 2022.11.17 08:0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3Q 누적 실적 대부분 악화…메리츠만 선방

악순환 고리 형성으로 내년까지 타격 우려

연말 구조조정설 지속…업계 분위기 흉흉

여의도 증권가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올 들어 증시 침체 속에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가 실적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가뜩이나 자금난이 심화된 상황에서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돼 유동성 위기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곳이나 나왔던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은 1곳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비용절감을 위한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금리 인상 지속 등 긴축 기조가 강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을 포함한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메리츠증권이 8235억원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증권(7558억원)·삼성증권(5511억원)·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5050억원)·키움증권(5197억원)·NH투자증권(3845억원) 등의 순이다.


기업금융(IB) 부문 선방과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로 선방한 메리츠증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증권사들은 부진한 성적표다. 4분기 실적을 감안해도 올해 1조 클럽이 가능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뿐이다.


이는 지난해 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NH투자증권(1조2939억원)·한국금융지주(1조5210억원)·삼성증권(1조3087억원)·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 5곳이나 배출했던 것을 감안하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특히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은 지난해 3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9489억원으로 아깝게 1조 클럽에 가입하지 못했었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전년대비 누적 순이익이 증가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6583억원)과 신한투자증권(5703억원) 뿐으로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세전기준 440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3분기만 놓고 봐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6582억원·10.98%↑)과 하나증권(1418억원·9.34%↑)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최근 단기자금 시장 경색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실적마저 악화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모습이다. 자금난 속 실적 악화가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현재의 부정적 상황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간신히 숨통은 틔우고 있지만 내년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같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언제까지 지속될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비용절감을 위한 조직·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 1일 사내 공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법인·리서치조직 폐쇄를 결정했고 연말까지 정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부서와 인력을 정리할 것이라는 소문이 지속적으로 돌면서 연말 증권가 분위기는 흉흉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예상보다 큰 호황을 누렸던 만큼 아직 버틸 체력은 있다고 본다”면서도 “(구조조정이) 연말에 당장 가시화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의 업황이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점점 가능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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