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완공 예정, 이르면 4월 입주
소공별관 ‘금리인상기’에 매각 ‘난항’
삼성 본관을 임대해 사용중인 한국은행이 우여곡절끝에 내년 1월 통합별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당초 한은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계룡건설 입찰 논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준공이 지연됐다. 6년이 넘는 공사 기간 끝에 새 건물에 입주를 할 전망이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현재 진행중인 통합별관 공사에 속도가 붙었다.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붙박이 가구 등을 설치하고, 조경을 다듬는 등 공사가 한창이다. 최낙균 한은 별관건축본부장은 “공사에 변수 발생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별관 공사가 순항 중”이라며 “완공 이후 흩어져있는 본점 조직들을 이사하는 과정 등을 고려하면, 입주시기는 4월 쯤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2017년 노후화 된 제 1별관을 재건축해 통합별관을 짓기로 결정하고, 창립 70주년인 2020년 상반기까지 공사를 마치고 입주할 예정이었다. 당시 조달청은 한은으로부터 통합별관 건축 계약을 일괄 위임 받고 낙찰 예정자로 계룡건설을 선정했으나 이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면서 법원까지 가게 됐다.
결국 한은은 2019년 11월이 돼서야 계룡건설과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2022년 3월 준공을 예정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 대상은 지하 4층, 지상 16층 규모의 통합별관 신축과 함께 본관 및 제2별관 리모델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중이다.
해당 기간 동안 건축비와 임차료 등 비용도 급증하며 ‘혈세 논란’도 일었다. 한은은 계룡건설과 2832억원에 공사계약을 체결했으나, 시공사 측이 물가 상승 등으로 공사비 314억원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여기에 공사 지연으로 한은이 임차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삼성본관 빌딩 임대료도 늘어나고 있다. 한은 본부부서는 16개, 임직원은 2430명으로 본점 조직이 삼성본관과 강남 본부, 소공별관 등에 흩어져있다. 삼성 본관 임차료는 기존 4년 642억원에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 2년 임차료 312억원 등 총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월 임대료 기준 13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외자운용원과 경제통계국 등이 위치한 소공별관 매각이다. 한은은 2005년에 사무공간 차원에서 소공별관을 사들인 후 2011년 본점 리모델링 시점과 맞물려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금리인상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풍수지리 구설수 등에 휩싸이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1965년 지어진 소공별관은 상업은행 본점 건물로 사용됐지만 상업은행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건 사고에 휘말렸고, 이후 건물 주인이 수차례 바뀌었다. 일각에서는 풍수지리가 좋지 않아 건물주들이 평탄치 못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단, 소공별관에 자리잡아 4000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굴리는 외자운용원은 2019년과 2020년 사상 최대 운용 수익을 거둔 바 있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2차례의 소공별관 입찰에 나섰으나 1명의 응찰자도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이후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입찰을 재시도 했으나 최종 후보자와의 협상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유찰 원인으로 입지에 비해 높은 가격을 꼽고 있다. 매각 대상은 지하 1층~지하13층의 소공별관 건물과 소유 중인 주차건물 총 2동, 토지 등으로 입찰가는 1478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소공별관이 광화문중심업무지구에 위치했음에도 광화문역과 시청역 등 역세권에서 벗어난만큼, 이같은 입찰가가 비싸다는 지적이다.
한은으로서도 고민이다. 입찰가를 변경하려면 감정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공시가를 기반으로 산출되다 보니 오히려 감정가가 더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감정가를 재산출하면 오히려 기존 보다 더 높아진다며”며 “주차장 토지 등 기존 계약 승계문제 등도 걸려 있어 소공별관 매각은 잠시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