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 스태프 갑질 폭로, 사실관계 여전히 의문
정산문제·경영권 분쟁 등 소속사 둘러싼 잡음 계속
그룹 이달의 소녀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이하 ‘블록베리’)가 1월 3일 ‘11인 완전체’ 이달의 소녀의 컴백을 공식화했다. 현재 멤버 츄가 팀을 떠나면서 불거진 의혹들, 일부 멤버들의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의혹 등 내홍을 겪은 팀에 대한 각종 의혹이 채 해결되지 않은 터라, 이번 활동 강행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관심이다.
이번 컴백 발표는 멤버 츄가 스태프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팀에서 제명, 퇴출된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당시 블록베리는 “당사 스태프들을 향한 츄의 폭언 및 갑질 관련 제보가 있어 조사한 바 사실이 소명돼 회사 대표자가 스태프들에게 사과하고 위로하는 중”이라며 “당사가 책임을 지고 이달의 소녀에서 츄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사자인 츄는 물론 함께 일했던 스태프들과 일부 멤버가 소속사의 입장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의문을 샀다. 츄는 SNS에 “일련의 상황에 대해 연락받거나 아는 바가 없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팬분들께 부끄러울 만한 일을 한 적은 없다. 앞으로 입장이 전해지는 대로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츄에 대한 소속사의 갑질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지난해 츄가 소속사로부터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일부 승소한 것, 또 이후 츄가 이달의 소녀 일정에서 배제됐다는 것, 개인 스케줄에 매니저가 동행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 이런 주장의 배경이 됐다.
여기에 주변에서 추를 옹호하는 글들이 잇따르자 블록베리는 “츄의 변경된 거취와 퇴출 사유를 설명한 것이지 츄의 갑질을 폭로하는 목적으로 쓴 글은 아니”라며 “해당 사실 관계와 관련해 억울한 일이 있거나 바로잡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당사자분들이 직접 밝혀야 하는 문제”라고 추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제대로 된 입장 표명, 사실 관계 소명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사실상 책임을 회피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컴백을 강행하는 것은 팬들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심지어 최근엔 팀의 존폐까지 언급된다. 11명의 멤버 중 일부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소속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이달의 소녀와 소속사 사이의 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상태다. 멤버들은 컴백 발표 후 팬 소통 플랫폼에서 당황한 듯한 분위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블록베리가 이달의 소녀를 빠르게 내놓고자 하는 것에 의혹이 더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현재 블록베리는 적게는 수천에서, 만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미지급액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회사 직원들의 월급, 외주 인력들에게 지불해야하는 경비 등도 수개월째 밀리거나 제때 지급이 되지 않는 심각한 상태라고. 그동안에도 블록베리 크리에이티브는 35억 투자금 관련 소송, 경영권 분쟁 등으로 보도에 오르내렸다.
블록베리가 이달의 소녀 컴백 강행에 설득력을 얻으려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자세부터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중은 소속사에 대한 실망과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사건을 매듭짓지 않은 채 입을 닫고 있는 것은 소속사 입장에서도, 또 남은 11명의 이달의 소녀의 추후 활동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논란을 수습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