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아맥 티켓 약 2배 가격에 중고 사이트서 거래
"암표 지양하는 등 관객들 자정 노력 필요"
티켓 암표 거래는 불법이지만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암표가 많이 유통될수록 인기가 높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으로 활동 영역을 옮긴 ‘티켓 리셀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티켓에 웃돈을 얹어 되팔면서 시세차익을 챙긴다.
암표상은 인기 있는 뮤지컬, 영화, 공연, 스포츠 등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승을 부린다. 오늘(14일) 개봉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만큼, 티켓 리셀러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아바타2’는 88%의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예매 관객수는 85만6118명이다. 지난 2009년 개봉한 ‘아바타’가 1362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역대 세계 흥행 1위(29억 달러)를 13년째 지키고 있는 터라 속편에 대한 기대가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세 차례 상승한 티켓 값의 부담으로 극장가 문턱이 높아진 반면, 특수관의 인기는 오르는 상황이 펼쳐졌다. 높은 티켓 값을 지불하는 만큼 완성도 높은 극장형 영화를 요하는 심리가 작용하면서다. 더구나 ‘아바타’는 3D 열풍을 불러온 작품으로 꼽히고, 이번 후속편에는 더 많은 제작비 투입으로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것으로 알려져 특수관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졌다.
이런 예비 관객들의 수요는 곧바로 티켓 리셀러들의 먹잇감이 됐다. 아이맥스(IMAX), 돌비시네마, 스크린X, 4DX 등 특별관에 예매가 몰리면서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이들을 상대로 한 암표 거래로 수익을 거두려는 것이다.
특히 ‘용아맥’으로 불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아이맥스관의 경우 현재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최대 5만원까지 티켓 가격이 제시됐다. 기존 최소 2만원~2만7000원의 가격과 비교하면, 약 2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메가박스의 돌비시네마, 롯데시네마 SUPER 4D, 슈퍼플렉스G 등 다른 특별관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앞서 2009년 ‘아바타’는 물론 이후 인기 영화들이 개봉할 때마다 암표가 기승을 부렸지만, 이를 제지할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암표는) 개인간의 거래로 진행되기 때문에 극장 측에서 개입하는 것에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 경찰의 요청 등 명확하게 악용된 사례가 확인되면 계정을 중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이 아닌 극장에서 자체적으로 단속하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네티즌의 암표 거래 제보와 관련해서도 “제보 내용에 좌석이 특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방대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일일이 확인해 유추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국내 영화시장으로 봐도 암표상은 당연히 불청객이다. 현재 극장가는 ‘범죄도시2’ 이후 더 이상 1000만 돌파 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심지어 마블 히어로 무비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와 ‘토르: 러브 앤 썬더’도 겨우 200만을 넘어섰고, ‘블랙아담’도 고작 77만 관객들 불러 모았다. 티켓 값이 인상되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도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바타2’가 극장가를 살릴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암표의 기승은 반가울 리 없다.
황 실장은 “암표 거래는 결국 정상적으로 예매를 통해 영화를 보고자 하는 관객의 손실로 이어진다. 많은 분들이 보고 입소문을 통해 영화를 느끼고, 감정을 소통해야 하는데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극장 입장에서 큰 부담”이라며 “더 많은 분들이 보고 싶은 상영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선 암표를 철저히 지양하는 등 관객들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