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째 지속된 게릴라성 파업에 생산률 차질
1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 이탈 가속화
연말 성과급 및 내년 임단협 차질 우려한 듯
한국타이어의 1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의 조합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임단협을 조기타결한 2노조(한국노총)와 달리 1노조가 파업을 지속하면서 조합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1노조 파업으로 생산률 차질을 겪었던 한국타이어도 노조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1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내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1노조 지위가 바뀔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1노조 조합원 다수가 최근 2노조로 소속을 옮기고 있다. 1노조의 조합원과 2노조의 조합원수는 현재 두자릿 수까지 차이가 좁혀진 상태다. 민주노총 소속의 조합원수는 올 초만 하더라도 한국노총보다 약 300명 이상 많았다.
한국타이어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1노조)와 한국노총 고무노조 소속 2노조의 복수노조 체제를 두고있다. 1노조는 조합원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교섭 대표 노조다.
이는 올해 1노조로 올라선 민주노총의 임금 협상안이 5개월째 파업을 지속하고도 연말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자 발을 빼는 이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노조의 요구안은 앞서 임금 협상을 마무리한 2노조보다 기본급 0.6%, 타결금 2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1노조는 지난 5개월 간 게릴라성 파업을 벌여왔다.
2014년 설립된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7년간 소수 노조로 활동하다 올 초에서야 처음으로 1노조 지위를 얻었다. 임금 인상으로 노조원들의 신임을 얻어내기 위해 올해 강성으로 파업을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1노조의 임금 협상안이 연말까지 극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한국타이어 측이 1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2노조 조합원들이 불만을 품고 강성노조인 1노조로 대거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생산률 저하 등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노조와 2노조의 임금 인상률을 다르게 책정할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속된 파업으로 경제적 타격이 커진 1노조 조합원들이 2노조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파업 장기화시 내년 한국노총이 다시 1노조 지위에 오를 가능성도 높아졌다. 2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해 1노조원들이 2노조로 소속을 옮길 경우 연말 성과급과 임금 인상분을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또 1노조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했기 때문에 내년 임단협에서도 협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한국타이어 측도 노조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성 노조의 세력이 줄지 않을 경우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타격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개월간 지속된 1노조의 파업으로 한국타이어는 약 5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