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형 시중은행의 대출 상품 연체율이 꿈틀거리고 있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불어나는 이자 부담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내밀 것이란 우려는 점점 커져 갈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평균 0.28%로 3분기 말보다 0.05%포인트(p)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의 평균 연체율은 0.24%로 같은 기간 대비 0.06%p 올랐다.
대기업 대출 역시 같은 기간 0.02%로 소폭(0.01%p) 높아졌다.
조사 대상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도 0.19%로 0.03%p 상승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0.15%로, 신용대출은 0.28%로 각각 0.03%p와 0.04%p씩 연체율이 올랐다.
통상 은행권은 분기 말과 연말 기준 연체율을 최저로 낮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연말 연체율이 오히려 상승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급상승한 대출금리 여파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염려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가 가계의 이자 부담은 3조3000억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0.50%였던 기준금리가 현재 3.50%까지 오른 상황을 감안하면, 불어난 이자만 39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