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반도체 한파' 전략…삼성 "다이어트 없다"·SK "투자 50% 축소"


입력 2023.02.01 12:38 수정 2023.02.01 12:38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반도체 수요 부진에 삼성전자…"감산 없이 고용량·고사양 수주 집중"

작년 4분기 10년 만 영업손실 SK하이닉스 "첨단 기술 위주 투자"

올 상반기까지 다운턴 전망…하반기부터 서버 등 수요 회복 가시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나란히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약세를 보이면서 올 1분기 실적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반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 대신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비용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 리스크를 최소화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1일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43조3766억원, 302조23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견줘 15.99% 감소하고 매출은 8.09%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던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수요 절벽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8.95% 급감했으며 매출 역시 7.97% 적은 70조4646억원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만 5조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DS(반도체) 부문은 경기침체 여파로 4분기 2700억원을 기록, 전년과 비교해 97% 급감했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금리인상 등 매크로 이슈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판매가격이 떨어진데다 재고평가손 영향도 더해졌다.


S.LSI(반도체공정설계) 부문도 업계의 재고 조정에 따른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그나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이 역대 최대 분기의 매출을 달성하며 체면치레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지난해 4분기에만 1조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단위 영업적자가 나온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4분기 들어 수요 침체로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컸다. 회사측은 "4분기는 3분기 대비 재고가 증가하고 판가도 하락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6000~7000억원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연간으로는 영업이익 7조 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견줘 43.5%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4389억원으로 74.6% 빠졌다.


올 상반기까지 타격 불가피…기술 차별화로 업턴 준비

양사는 공통적으로 올 상반기에도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으로 다운턴(하강국면)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응용처별로 보면 PC 부문은 올해 PC 출하량이 역성장하고, 모바일은 소비 심리 약세로 출하량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서버용은 기업들의 IT 투자 위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불확실성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양사는 기술 차별화 및 원가 경쟁력 우위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반도체 수요 회복 시 빠르게 턴어라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방법론에서는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감산 없이 투자도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했다. 이에 따라 웨이퍼 투입 축소 등 인위적인 감산 없이 설비 유지보수 등 기술적·자연적 감산만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가진 콘퍼런스콜을 통해 "시황 약세가 당장의 실적에는 우호하지 않지만 미래를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며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를 진행하며 미래 선단노드 공정을 추진하겠다. 공정기술 경쟁력 강화와 엔지니어링 런 비중을 확대함에 따라 CAPEX(시설투자) 내 R&D 비중도 이전 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전경.ⓒ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전경.ⓒSK하이닉스

이 같은 자신감은 120조원을 초과하는 실탄과 하반기부터 업황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굳게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급을 줄이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하반기부터 안정 기조를 되찾게 되면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신규 CPU 확대에 따른 DDR5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서버 및 모바일 고용량 제품 수주에 주력할 예정이다. S.LSI(반도체공정설계) 부문은 2억 화소 센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한편 모바일 볼륨존 SoC 판매에 집중하며 파운드리는 3나노 GAA 2세대 수주를 확대하고 차세대 2나노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런 전략 아래 올해 설비투자(CAPEX)도 전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작년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는 47조9000억원으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기술 및 2나노 기술 성과를 내는 데 약 48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감산없이 투자 유지" SK하이닉스 "몸집 줄여 타격 최소화"

삼성전자가 감산 없이 투자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를 50% 축소키로 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SK하이닉스는 저수익성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등 적극적인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측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몸집줄이기'로 고객사들의 수요 절벽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적자폭도 상당 부분을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저성장 환경에서도 SK하이닉스는 프리미엄 및 신제품 수요를 위한 기술개발 및 투자를 지속하는 등 초격차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가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DDR5·LPDDR5, HBM3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와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투자는 지속해 다가올 업턴을 대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초격차 기술 우위를 위해 올해 중반 D램 1bnm 양산 준비에 나서는 한편 238단 낸드 양산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도 했다.


SK하이닉스는 "1anm와 176단 기반 주력 제품이 성숙 수요에 도달했고 신제품도 수율 안정화를 달성했다. 올해 투자 축소로 인해 당사 선단 테크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차세대 1bnm와 238단 개발과 초기 양산 필요한 투자는 차질없이 집행해 2024년 시장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중에 효율성 50% 높아진 1tb 기반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